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이후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를 얻기 위해 군사적 또는 경제적 강압을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둘 중 어느 쪽도 장담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하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경제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라며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향권에 두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가 미국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 인수를 계획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은 아니다. CNN은 1867년 앤드류 존슨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인수할 때 그린란드 인수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또 덴마크 언론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해리 트루먼 정부도 덴마크에 그린란드 인수로 1억달러를 제시하기도 했다.
CNN은 "두 제안 모두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1951년 방위 조약에 따라 미국은 그린란드 북서부에 현재 피투픽 우주 기지라는 공군 기지를 확보했다"며 "모스크바와 뉴욕의 중간에 위치한 이 기지는 미군의 최북단 전초 기지로 미사일 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보와 함께 경제적 이유도 주목받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으면서 나타나게 될 희토류를 포함한 천연자원을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CNN은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이미 중요한 광물 및 관련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미중 간 전략경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2009년 외교·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 결정권에 대해 자치권을 받은 그린란드는 덴마크와 별도의 의회와 총리를 두고 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지난해 12월 말 SNS에 "우리는 매물로 나오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절대 매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수년간 자유를 위한 투쟁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덴마크 측은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 지출을 대폭 늘린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덴마크 왕실은 왕실 문장을 새롭게 디자인하면서 그린란드를 상징하는 북극곰을 전보다 더 크게 표시하기도 했다.
CNN은 "그린란드는 어업에서 벗어나 경제를 다각화하여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에 (그린란드의 수도인) 누크에 새로운 공항을 개항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덴마크로부터 연간 약 5억달러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어 독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이 보조금 10억달러를 제안하는 등 그린란드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픽 클라이스트 그린란드 전 총리는 방송에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 아니다. 미국이 원주민을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해 보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캐나다에게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어떻냐"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는데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는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본인의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을 없애면 알게 될 것이다. 그게 캐나다 안보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린란드나 파나마 운하와는 달리 캐나다에는 "경제적 수단만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22일 트럼프 당선인은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 연례 행사 연설에서 미국이 1977년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파나마에 돌려주기로 합의한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며 "우리는 파나마 운하가 미국에 완전히, 신속하게, 의문의 여지 없이 반환돼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해 파나마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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