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분향소 곳곳서 친구·동료·의사 선생님 애도
(광주=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열흘이 지나고 희생자들 대부분이 장례를 치르게 됐지만 이들의 친구와 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은 아직 희생자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그리워했다.
8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운영 중인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 179명이 편히 잠들기를 기도하는 추모 메시지가 가득했다.
추모객들은 작은 메모지에 희생자들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가득 담았다.
한 추모객은 "그곳(천국)에서 가족들과 행복한 여행 되세요. 항상 기억할게요. 감사했습니다"라고 적어 가족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도했다.
장문의 편지 2장도 눈에 띄었다.
교사로 추정되는 A씨가 쓴 편지에는 이번 사고로 영면한 교감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이 가득 담겼다.
A씨는 "배려해주시고 신경 써주신 덕분에 교단에서 학생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며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적었다.
친구를 향한 마음을 편지지에 꾹꾹 눌러 쓴 글도 있었다.
B씨는 편지에서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편지를 남기게 됐다"며 "내가 요즘 연락이 없어서 미안해. 옛날에는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9년 동안 내 친구 해줘서 고마워"라고 적었다.
지역 사회에 온정을 베풀며 살다가 이번 참사로 희생된 치과의사를 추모하는 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추모객들은 그동안 성심을 다해 진료해준 데 감사하며 고인을 기렸다.
한 추모객은 "의사 선생님, 하늘에서 편히 잘 쉬시길 바랍니다. 치료 감사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광주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고인은 환자들에게 헌신하고 평소 기부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료 치과의사들은 고인이 미처 진료를 마치지 못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펼치기도 했다.
국가 애도 기간은 지난 4일 종료했지만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광주 5·18 민주광장과 전일빌딩 분향소 누적 인원은 2만3천451명으로 집계됐다.
광주시 누리집 온라인 분향소에 총 6천519명이 헌화했으며 추모 게시판에는 3천756개의 추모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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