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2024년 12월 29일, 태국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지고 2명만 구조됐다. 그리고 참사 발생 1주일을 꼬박 넘긴 지난 5일, 수색작업과 사망자 수습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큰 규모의 항공기 사고는 1993년과 2002년에 있었다. 1993년 7월 26일, 김포에서 출발해 목포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의 보잉 737-500 여객기가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추락해 탑승객 110명 중 68명이 사망했다. 2002년 4월 15일에는 베이징에서 출발해 김해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국국제항공 소속 129편 민항기가 김해시에서 추락해 탑승객 166명 중 129명이 숨졌다. 그중 한국인 사망자는 111명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 733편 추락 사고 당시 태풍의 영향으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다. 사고의 원인으로는 목포공항의 열악한 시설과 조종사의 무리한 착륙 시도 등이 지목됐고, 이를 계기로 호남 신공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렇게 2007년 11월,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기 전까지 국내 항공사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사고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발생한 항공사고들은 조종사의 미숙이 원인으로 분석된 사례들이 상당했다. 2002년 중국국제항공 129편 추락 사고도 운항 승무원의 총체적인 안전 사항 미비에 따른 추락 사고로 결론지어졌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항공기 회항이나 추락 사고에서 전원 생존 사례가 1990년대에 비해 월등히 많아졌다.
1990년대는 부실 공사와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했던 시기다. 1993년 10월 10일에는 전북 부안군에서 서해훼리호가 침몰해 탑승객 362명 중 292명이 사망했다. 1970년대~1990년대 선박이나 여객선 침몰 사고는 정원을 적게는 두 배, 많게는 네 배 초과해 승선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의 원인도 정원 초과와 과적이라고 발표됐다.
1994년 10월 21일에는 성수대교의 중간 부분이 갑자기 붕괴해 32명의 사망자와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1995년 6월 29일에는 삼풍백화점 붕괴로 502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삼풍백화점 붕괴로 인한 부상자는 900명을 훌쩍 넘겼다. 1995년 4월 28일에는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로 사망 101명, 부상 202명 등 300여 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
2003년 2월 18일에는 대구 지하철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전동차를 집어삼켰고, 사망자 192명, 부상자 151명이 발생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인명피해가 큰 철도 사고로, 1990년대에 발생한 참사들만큼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안타깝게도 2010년대와 2020년대에 또 ‘인재’로 분류되는 큰 사고들이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로 탑승 인원 476명 중 299명이 사망했고, 5명이 실종됐다. 2022년 10월 29일에는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몰려 생긴 압사 사고로 사망자 159명을 비롯해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급속한 산업화가 이뤄졌던 시기에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나 전복 사고는 이제 거의 없지만, 여전히 화재, 붕괴, 침몰, 추락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2024년에 발생한 참사들은 과거의 사고들과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한 번 더 새겨 2025년에는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겠다. 끝으로, 먼저 떠난 희생자들이 먼 곳에서는 편히 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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