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이라는 문장 뒤에는 유령이 숨 쉬고 있다. 수많은 통제와 규율이란 유령이. 혼자 밤길을 돌아다니면 안 되며, 아름다워야 하며… 그러나 이 같은 통제의 불평등을 막으려는 개인과 사회의 움직임은 역사마다 있어왔다. 그 이름도 ‘여자’라는 이 그림책은, 여성을 둘러싼 지루한 억압을 여성의 몸을 담은 쉰세 점의 판화 그림과 짧은 문장들로 해방시킨다. 엄청난 문장은 아니다. 하지만 이 시리게 푸른빛이 도는 굳건한 여성의 몸과 함께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읽다 보면, 개인의 통제받은 역사가 연루되며 다양한 감정을 소환할지 모른다. ‘여자는’ “실패할 수 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형용사, 부사가 아닌 능동사로 펼쳐낸 여자의 몸짓’으로의 초대다.
■ 여자
박윤정 지음 | 향출판사 펴냄 | 112쪽 | 25,000원
Copyright ⓒ 독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