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미국 현지에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철강 관세 부과 등 통상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방식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수조원을 투자해 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루이지애나·텍사스·조지아 등 복수의 주 정부를 대상으로 투자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부지를 확정해 착공하고 2029년쯤 제철소를 완공해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같은 대미 철강 투자 계획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을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사실상 모든 산업 분야에서 관세 장벽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미국 철강 회사 US스틸의 일본 기업 매각에 대해 "완전히 반대한다"며 "세제 혜택과 관세로 미국 철강업을 다시 강하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며, 그 일은 빨리 일어날 것이다"고 밝히며 미국 철강산업 보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현대제철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용 강판은 인근 조지아주 현대차·기아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인근에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 △현대차 앨라배마주 공장 등을 운영하다. 또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에는 친환경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를 건설 중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4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도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 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해나갈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8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 정부는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부과 대신 연간 268만t 규모의 수입 쿼터제를 도입했다.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은 이 쿼터 제도를 적용받아 268만t까지만 무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현대제철 측은 미국 진출에 대해 선을 긋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검토하고 있으며 세밀한 검토를 해 나갈 예정이다"며 "금액 및 시기, 생산 방식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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