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팔자'로 돌아서
관세 등 무역정책, 아시아 경제 타격 우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해외 투자자들이 지난해 4분기 아시아 지역 주식시장에서 돈을 많이 뺀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외투자자들은 지난해 한국과 대만,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주식시장에서 158억 달러(약 22조9천621억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2023년에 266억 달러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1~3분기까지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과 아시아 지역 성장세에 힘입어 146억7천만 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부터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그의 보편적 관세 등 무역 정책이 아시아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세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지역에서의 순매도가 124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태국이 41억1천만 달러, 베트남이 36억3천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아시아 지역 증시 전망은 어둡다고 봤다.
경제지표가 혼조를 보이는 데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아시아 이외 지역 주가가 많이 오른 점도 상대적으로 아시아 증시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 상승률은 7.23%에 그쳤다.
MSCI 월드 지수는 15.73%, MSCI 미국 지수는 23.4% 올랐다.
IG의 옙 준 롱 시장 전략가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 공약이 결국 협상을 거쳐 낮은 수준으로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 이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정책이 구체화할 때까지는 당분간 자금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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