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독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콜라보

[이야기 독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콜라보

독서신문 2025-01-08 10:38:08 신고

3줄요약
김학서_수필가/질문지 독서 기획가
/한국산문 이사/前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

이야기 독서는 기본적으로 책 질문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질문지에 초점을 둬서 ‘질문지 독서’란 이름을 주로 사용했고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하지만 질문지란 도구에 불과할 뿐 ‘이야기’에 방점을 두는 게 처음부터 내 생각이었다. 사람들이 질문지를 바탕으로 자기의 경험이나 느낌,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힐링하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걸 목적으로 했다. 우연히 ‘질문지 독서’란 이름을 ‘이야기 독서’로 바꾼 건 2024년 8월에 「독서신문」에 처음 기고한 게 계기였다.

그동안은 이야기 독서를 활성화하려고 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를 했다. 이제는 좀 더 많은 사람이 그런 역할을 나누어 맡아서 할 때가 되었다고 여겨 두 가지를 생각했다. 첫째는 지난달에 칼럼으로 쓴 <이야기 지도사>와 이야기 독서와 어울리면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콜라보다. 하나는 ‘나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 여행’ 또 하나는 ‘이야기 뮤즈’다.

우선 ‘나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 여행’은 두 가지 대상과 협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여행에 테마를 더한다’라는 개념으로 지자체나 거기에 있는 지역 도서관과 여행사의 콜라보다. ‘국내외로 여행을 갈 때 책을 토대로 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더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여행자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질문지만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하고 들으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여행의 품격을 훨씬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는 파크 골프와의 협업이다. 요즘 전국적으로 파크 골프 붐이 일고 있다. 지자체마다 파크 골프장을 건설해서 각종 혜택을 제공하여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파크 골프를 치는 시간 이외에는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 틈새를 이야기 나눔 프로그램으로 채운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닐까.

다른 하나는 ‘이야기 뮤즈’다. 이 프로그램은 ‘읽는 독서’에서 ‘이야기 중심의 독서’로 바꾸고, 더 나아가 각자의 이야기를 창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핵심은 책 질문지이다. 이 아이디어는 옥스포드 뮤즈란 개념에서 가져왔다. 옥스포드 뮤즈는 과거를 더 잘 이해하고, 미래에 대해 더 명확한 비전을 갖기 위해 영감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프로그램이다. 400개의 독자적인 질문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야기 독서처럼 질문이 핵심이라는 말이다.

인생 2막을 무엇을 하며 지낼까를 생각하다가 찾아낸 게 글쓰기와 독서였다. ‘나이 들어 무슨 그런 걸 해’라고 할 수도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힘들다기 보다는 엔도르핀이 생기는 느낌이다. 글쓰기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놀이다. 3년 전부터 시작했으나 취미 삼아서 했기에 그날이 그날이었다. 그러다 지인이 알려준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라는 책을 읽었다. 거기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우리의 잠재력은 지구 표면 밑에 있는, 보이지 않는 지하수면과 같다. 누구라도 이 지하수면에 가 닿을 수 있다. 그것은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글쓰기 훈련을 계속해라. (…)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이 구절을 읽고 글쓰기 연습해보려고 작정했다. 완성된 글이 아니라 연습 삼아 블로그에서 내주는 숙제를 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중순에 시작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여름을 지나 짧은 가을을 거쳐 한참 기온이 떨어진 겨울까지 계속하고 있다. 지금은 목표로 했던 100일을 지나 200여 일에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다. 책을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건강 등의 이유로 읽는 데는 부담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독서 자체보다는 사람들이 자기 서사를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우연히 책 질문지 만드는 법을 배웠고, ‘바로 이거구나!’라고 무릎을 쳤다. 이후 질문지 독서를 거쳐 이야기 독서에까지 이르렀다. 그걸 생각하는 건 괴로운 일이 아니라 행복한 고민이다.

독서 저변 확대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이야기 독서의 씨앗은 발아했다 이제는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 나갈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신문」을 중심으로 지자체나 지역 도서관 등 단체 그리고 출판계와 저자가 힘을 합쳐야 한다. 그게 바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협업이 아닐까.

Copyright ⓒ 독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