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매년 일정 수준 유행…국내외 특이 동향은 없어"
겨울철 맞아 환자 증가세…손씻기·환기 등 예방수칙 실천해야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최근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에 대해 우리 방역 당국이 "국내에선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8일 "HMPV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로, 국내에선 2014년부터 제4급 급성호흡기감염증 표본감시 대상으로 지속해서 감시해온 바이러스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기를 제외하면 매년 어린이와 노약자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유행하며, 5세 이하 호흡기 감염 중 2∼3%를 차지한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평년보다 큰 유행 등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HMPV 감염증은 급성호흡기감염증의 일종으로, 바이러스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직접 전파되거나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 또는 오염된 물건 접촉으로 간접 전파된다.
감염되면 발열,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고 심한 경우 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예방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없어 해열제 등으로 대증 치료를 한다.
질병청의 급성호흡기바이러스 감염증 병원체 표본 감시에서는 HMPV 검출률이 지난해 마지막 주 기준 5.3%였다. 4주 사이 2.1%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전체로는 4.5%로 전년과 같다.
마지막 주 기준 급성호흡기바이러스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가 절반을 차지했고, 그다음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11.2%), 리노바이러스(7.4%), 코로나19 바이러스(5.5%) 등의 순이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의할 만한 특이 동향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질병청 설명이다.
최근 중국과 인도에서 환자 발생이 증가한다고 알려지면서 인터넷 등에선 '제2의 코로나'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올해 예년보다 낮은 수준의 유행을 전망했다.
특이하다고 할 만한 유행세는 없지만, 독감 등 겨울철 호흡기감염병 유행 속에 HMPV 감염증 환자도 증가세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의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표본감시에서 최근 4주 사이 HMPV 감염증 입원환자는 83명에서 180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입원환자 중 절반 가까이(48.5%)가 0∼6세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최근 독감이 크게 유행하는 상황에서 RSV 감염증에 이어 HPMV 감염증도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된다"며 외출 전후 손씻기, 기침예절 실천,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 2시간마다 10분 이상 실내 환기 등을 당부했다.
mihy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