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 메모리 부문을 비롯한 반도체 시장의 위축과 주요 IT 기기에 대한 수요 감소의 여파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3분기 대비 매출은 5.18%, 영업이익은 29.19% 각각 줄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매출 10.65%, 영업이익은 130.50% 증가했다.
삼성전자 측은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라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2010년 IFRS를 우선 적용함으로써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정보 제공을 통해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하락 배경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가전,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의 모든 영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내다봤다. D램(DRAM)과 낸드 플래시(NAND Flash) 모두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파운드리가 포함된 비메모리 영역에서는 지난 분기에 이어 다시 한번 비용이 반영되며 전분기 수준의 적자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부문 격차 확대로 인한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서 각종 수요 부진 등의 악재로 추가적인 하락세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경쟁 업체의 수율 안정화로 인해 북미 고객사 내 점유율이 전분기대비 축소되며 기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VS·가전 부문은 제한된 수요 안에서 연말 쇼핑 시즌 가격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부문 역시 플래그십 비중 축소로 인해 물량과 가격 모두 전분기대비 역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등 기대감을 모았던 스마트폰, PC 부문에서마저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 및 이해 제고 차원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사항을 사전에 접수해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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