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감독 부임 첫 시즌부터 찾아온 시련.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마음고생이 컸던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 덕분에 웃었다.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가 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지난해 11월 1일 페퍼저축은행전부터 14연패를 당하며 창단 최다 '불명예' 신기록을 썼던 GS칼텍스는 새해 첫 경기였던 7일 홈(서울 장충체육관) 흥국생명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19, 25-18, 22-25, 21-25, 15-1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연패를 끊어냈다. 무려 66일 만에 거둔 시즌 2승(17패)째. 이영택 감독과 선수들은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모처럼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들이 조화를 이뤘다. 실바는 무려 51점을 폭격했다. 3세트 막판 갑자기 스파이크 타점이 낮아지며 고전했지만, 가장 중요했던 5세트 결국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국내 미들 블로커 오세연은 5세트 12-12에서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의 공격을 블로킹했다. 이어진 수비에서도 상대 리시브가 흔들리며 네트를 넘은 공을 바로 때려 넣어 득점했다.
새 아시아쿼터 선수 트란 띠 비치 뚜이도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야전 사령관' 김지원도 팀 승리를 이끄는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연패 기간 근심을 감추지 못했던 이영택 감독은 승리 뒤에도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솔직히 힘들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승리 요인으로 수비를 꼽았다. V리그는 3라운드 종료 뒤 짧은 올스타 휴식기를 가졌지만, GS칼텍스는 비시즌보다 더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고 한다. 이영택 감독은 "시즌 중 할 수 없는 강도의 훈련을 지시했는데 잘 따라준 선수들이 고맙다.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영택 감독은 2020~21시즌 GS칼텍스 트레블을 이끈 차상현 감독의 후임이다. 안 그래도 부담이 컸는데, 팀 성적마저 바닥으로 떨어져 멘털을 다잡기 힘들었다. 이영택 감독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선수들의 진심이었다. 그는 "비록 연패를 당했지만, 코트 위에서 ㅊ았다. 더불어 이번 브레이크 기간 친분이 있는 배구인들이 선수들 지도를 도와주셨다. 내 멘털 관리도 힘을 주셨다"라고 돌아보며 재차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영택 감독은 이 경기를 앞두고 "일단 연패 탈출이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이제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하는 상황. 이 감독은 "이제 2승째를 거뒀는데 자만할 선수들이 있을까. 또 다음 경기를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젊은 선수들은 이기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위(흥국생명)을 잡으며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라며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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