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마오쩌둥의 ‘닫힌 사회’에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외부로 대문을 열었고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한 국가로 부상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은 세계경제에서 적극적인 참여자가 됐다.
G2의 개념은 2005년 처음으로 세계경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과 중국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2010년 중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넘어서 미국에 이어 2위가 됐고 2014년에는 구매력 평가 기준 GDP에서 미국을 추월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시진핑 정부의 무리한 정책과 미국의 견제로 물거품이 됐고 G2 시대도 종식을 맞고 있다.
시진핑은 ‘중궈멍(中國夢)’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 주도의 경제 모델을 강화하고 국유기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문제를 야기했다. 첫째, 과도한 국가 개입은 민간 기업의 혁신과 경쟁력을 저해했다. 중국은 기술 자립을 강조하며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자국 기업에는 지원을 확대했지만 이는 오히려 민간 부문의 성장잠재력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둘째,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그에 따른 부채 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3개의 붉은 선’ 정책을 도입했으나 부동산 산업의 침체를 가져오고 전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는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출산장려정책을 시행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하며 고령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내수 시장의 축소와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세계경제는 미국의 주도권 강화와 중국 경제의 침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기술 혁신과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배제하는 새로운 경제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 눈앞에 다가온 G2 시대의 종식은 새롭게 출범한 트럼프의 미국 중심주의와 시진핑의 국가 주도 경제정책의 실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은 G2 시대의 종식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을 빠르게 해소하고 외부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경제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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