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해외자금 조달시 프리미엄 요구 가능성"

"이달부터 해외자금 조달시 프리미엄 요구 가능성"

이데일리 2025-01-07 19:16: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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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양희동 김국배 김나경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달 이상 시간이 지났지만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후반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을 연이어 가결하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체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1500원 이상의 환율 추가 상승과 대외 신인도 하락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일선 현장에 있는 은행 자금담당 임원들은 환율이나 대외 신인도가 현재까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하지만 권한대행의 추가 탄핵 등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 오는 3~4월엔 본격적으로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7일 이데일리가 시중은행 자금 담당 부행장과 본부장 등 임원들에게 환율 전망과 대외 신인도 하락 위험 가능성을 물어본 결과 현 시점에선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답했다. 특히 환율은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상황의 영향보다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달러 강세 기조가 더 큰 원인이란 분석이다.

A은행 자금 담당 부행장은 “1400원대 환율이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환율은 상대적인 것이다”며 “우리만 유독 절하가 심해 약세를 보였다면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달러 강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4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고 국민연금과 민간에서도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위기수준은 아니다”며 “외화 유동성 문제는 없다고 보고 심리적 요인이 안정된다면 환율은 언제든 하방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은행 본부장도 “환율 변동성이 커져 현재 외화로 평가하는 자산 변동폭이 커지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다”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화 유동성 모니터링도 강화했고 현재 감독 당국 기준을 웃도는 양호한 수준이다”고 했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실제 자금 조달에서 추가 비용(프리미엄) 요구가 나오는 등 대행체제 장기화에 따른 경제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단 의견도 제시됐다. 자금담당 경험이 풍부한 C은행 부행장은 “이달에 자금 조달을 하러 해외에 나가면 투자자들로서는 새로운 정치적 이슈에 대한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에서 자금 조달할 때 스프레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D은행 외환거래 담당 본부장은 “대통령 대행체제 기간이 길어질수록 국내 정치 불안에 따른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자명하다”며 “작년 연말부터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 아니었고 환율은 빠질만한 요인이 없어 보여서 1500원 언저리까지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대외 신인도는 단기간엔 영향이 없겠지만 탄핵 정국 등 정치 불안이 장기화하는 상황은 경계했다. E은행 채권운용담당 부행장은 “우리 경제 체력이 좋아져서 과거엔 기침만 해도 휘청거렸다면 지금은 재채기 몇 번은 견뎌낼 수 있다”며 “대외 신인도는 현재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달러를 빌려 쓰는 사업은 환율 올라가면 영향이 있고 은행들도 위험 가중 자산이 올라가는 등(정치불안이) 장기화하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글로벌 IB(투자은행)와 주요 투자기관이 우리나라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며 “이런 전망이 원·달러 환율에는 안 좋은 영역이고 대외에는 불확실성을 제거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대외 신인도 하락, 즉 신용등급 하락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은 아니다”며 “국가 운영 체계가 마비된 상황이 이어지면 환율과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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