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건설사들이 탄핵 정국과 경기 침체 등 정치·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건설 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대출 규제·금리 인하속도 둔화·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악재가 겹치며 19.07%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점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첫 거래일부터 이날까지 KRX건설 지수는 4.58% 올랐다.
증권가는 상반기에는 주택매수심리 위축과 정치 불안으로 인한 건설사들의 보수적인 분양계획으로 상승이 크지 않더라도 하반기 반등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최근 주택거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12월 다섯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41주만에 멈췄다. 전국 집값이 0.03% 내렸고 5대 광역시(-0.05%)와 지방(-0.04%), 세종(-0.07%) 등도 모두 하락세가 지속됐다.
건설사들은 올해 분양 물량을 줄일 전망이다. 직방에 따르면 1월 분양예정 물량은 18개 단지, 총 1만3113세대(일반분양 9379세대)로 전년 동기간(1만4773세대)과 비교해 11% 적다. 게다가 아직 연간 분양예정 사업을 확정하지 못한 건설사들도 있어 일각에서는 15만 세대에 채 미치지 못하는 물량을 추정한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주가 수준에서 건설업종의 주가수익비율(PBR)은 0.4배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에 머물러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렵지만 하반기에는 여러 긍정적 요인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탄핵정국에도 주택시장은 급랭했고, 건설업종 회복 및 주택거래 재개까지 각각 3개월, 6개월 이상 소요됐다”면서 보수적 대응을 주문했다.
하반기부터는 건설업계의 분위기가 반전될 예정이다. 정권교체와 더불어 대출금리 하락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 주가 상승을 기대케 한다.
높아진 실수요도 주택시장 바닥 탈피를 이끌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는 등 저리의 정책대출 지원을 늘린 영향으로 생애최초 매수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다세대 등 집합건물을 매수한 사람 10명 중 4명(42%)은 생애 최초 구매자였다. 2020년과 2021년에는 34%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경기 반등의 해답은 결국 시세 상승이다”라면서 “입주물량, 금리, 정책금융의 요소가 하반기 반등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위주의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 현대건설은 신반포2차 등의 정비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GS건설은 신사업과 플랜트부문의 실적이 기대된다. DL이앤씨도 엑스에너지를 통한 SMR 사업 확장 가능성 , 캐나다 블루암모니아 시장 진출 등의 사업 확장을 앞두고 있다.
다만 건설 업황이 어려운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난해 1~11월 국내 건설업체 27곳이 부도를 내 2019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6일에는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중견 건설사인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977년 설립된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58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로 2002년 선보인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 가 유명하다.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건설업계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중소형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지표 바닥 확인 후 2분기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면서 “건설사들의 올해 분양 가이던스, 매매거래량, 전세가격에 주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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