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환율까지 치솟으면서 HMM의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기준 2505.17포인트로, 전주 대비 44.83포인트 상승했다. SCFI가 2500선을 넘긴 것은 세 달 만이다. SCFI는 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홍해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의 영향으로 손익분기점의 2배를 초과하는 운임이 유지되고 있다. 통상 해운업계는 SCFI 1000포인트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지난해 친이란 성향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가는 상선을 공격하면서 주요 글로벌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을 우회하는 항로를 이용했다. 이로 인해 운임이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수는 작년 동기 대비 무려 77%나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정국으로 인해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는 HMM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3.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환율은 1450원~1500원 사이에서 유지되고 있다.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15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운사는 운임을 달러로 받고 매출은 원화로 환산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 경우 실적이 개선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 시장에 211.4만 TEU 규모의 신조 선박이 인도될 예정으로 공급이 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물동량 증가율은 2.8%에 그칠 것으로 보여 공급 과잉이 불가피하다.
트럼프의 강경한 무역 정책, 특히 최대 60%에 달하는 관세 부과 가능성은 해운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트럼프 2.0 시대와 해운산업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재임 기간 동안 중국에 대해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고 교역 패턴을 재조정했으며, 해운사들은 동남아 및 남미 경유 물동량 증가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했다.
트럼프 2기에서도 관세 정책이 유지되면 미국 내 수입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수입 물동량이 감소해 해운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트럼프 당선자가 관세 폭탄을 예고했기 때문에 밀어내기로 엄청난 분량이 작년 말까지 쏟아졌다. 올해부터는 수출이 작년처럼 호조세를 보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정치가 안정되면 다시 환율이 하락하면서 물가도 안정될 것이다"며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고, 상품에 대한 수요 감소는 운임 하락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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