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시대 경차시장 부활···수입차 없는 ‘집안 대결’

레이 EV. [사진=기아]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올해도 고환율과 고물가, 고금리 이른바 ‘3高 현상’이 지속되는 사이 기름값 걱정 적은 ‘경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완성차 시장서 유일하게 수입 모델이 없는 ‘집안 경쟁’인 점도 눈에 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은 판매량 감소와 소비자 선호 변화로 인해 판매량이 축소되는 분위기였다. 2024년 상반기(1~5월) 국내 경차 판매량은 4만65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지난 한 해 전체 경차 판매량도 11만대에 그쳐 약 10년 전과 비교해 50%가량 줄어든 규모다. 소비자 선호도가 대형차나 SUV로 바뀌어 인기가 하락한 탓이다.

그러나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걷히면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경차 판매량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전기 경차는 기아 레이EV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다.

지난 2023년 9월 출시한 경차 ‘더 뉴 레이 EV’는 1회 충전으로 205㎞ 주행이 가능하지만, 도심에선 최대 233㎞까지 가능해 출퇴근용이나 중단거리 도심주행에는 더할 나위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춰 경제성을 한층 더 높였다. 가격은 보조금을 적용하면 1000만원대 후반에서 2000만원대 초반에 형성됐다. 레이EV는 지난 한해 9329대 팔렸다.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지난해 10월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도 올해 현대차의 대표 주력모델이다. 한 번 충전하면 약 315㎞(인스퍼레이션 트림)이 가능하며 114.9마력의 출력을 내는 등 경차이지만 소형급 이상의 퍼포머스가 장점이다. 가격은 보조금 적용 시 2740만원부터다. 고사양은 2990만원이다.

경차의 내연기관차 모델 중에선 기아 모닝이 앞서가고 있다. 모닝은 지난 2004년 아토스 후속 모델로 처음 출시, 20여년 넘게 건재한 기아 브랜드의 대표 모델이다. 지난해 6월엔 연식변경 ‘더 2024 모닝’을 출시해 판매를 이어갔다. 가격은 1325만원부터 시작으로 전기차보다 저렴한 시세가 특징이다. 기아는 모닝의 전기차 버전 출시를 예고하기도 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판매량도 꾸준하다. 지난 2021년 3만8766대, 2022년 2만5879대, 2023년 1만2900대로 떨어지는 추세였으나, 지난해 연식변경 모델에 힘입어 1만5835대로 반등했다.

한편 중고차 시장에서 경차의 인기는 더 견고하다.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경차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이다.

최근 중고차 플랫폼 첫차가 이번달 인기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월 국산 중고차 시장에선 유지 부담이 적은 경차와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패밀리 SUV가 인기다. 기아 더 뉴 레이는 가솔린 시그니처 등급 기준 전월 대비 3.2% 올라 최저 1040만원부터 최대 1450만 원까지의 시세를 형성했다. 모닝 어반 가솔린 프레스티지 등급도 전월 대비 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환경의 악화로 인해 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에는 전기차 판매가 늘어남과 동시에, 경차의 경제성과 실용성이 재조명되며 시장에서의 입지가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