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어지는 한국의 정치 혼란이 한미동맹 약화 등 외교안보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나왔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서울에서 마지막 순방을 시작한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삼았지만, 자국의 민주적 안정성을 훼손한 리더를 신뢰하는 것이 옳은 판단인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은 오랫동안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였다”면서도 “지난 12월3일 (윤 대통령이) 40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몇십 년 만에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WP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내놨다.
WP는 “그동안의 한미동맹은 강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제니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에도 체포에 저항하는 등 한국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이러한 정치적 혼란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 발생한 것도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제니타운도 WP와의 인터뷰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실패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오른 상황에 대해 “차기 미 행정부는 더욱 예측하기 힘든 서울을 마주하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대통령 관저를 둘러싸고 며칠 째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서울에서 임기 중 마지막 순방을 시작했다. 블링컨 장관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나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과 최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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