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는 민선 8기 들어 다른 도시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성과를 냈고 오랜 난제도 많이 해결했다. 세계 여러 도시가 용인과 교류하길 원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지도와 위상도 높아졌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다’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이란 말 그대로 용인시는 올해도 계속 달리려 한다. 연이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완성해 더 나은 일류도시로 변모하는 과제가 펼쳐져 있어서다. 이에 경기일보는 이상일 시장에게 올해 시정 방향과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지난 2년6개월간 시정 활동에 대한 소회는.
A. 먼저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핵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경제 분야 발전과 함께 교육·복지·문화·체육에서도 다른 도시가 부러워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공약을 세웠고 임기 절반을 약간 넘긴 지금 그 약속을 대부분 지켰다.
지난해 연말 공약으로 내세운 212건 중 93%에 해당하는 197건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113건(53%)은 이미 완료했고 84건(40%)은 정상 추진되며 15건(7%)은 일부 추진 중이다.
특히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했으며 필요하거나 할 수 있는 것들은 과감하게 개선했다.
시장으로선 역대 최초로 2023년부터 관내 모든 초·중·고 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학교별 현안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해 왔다. 초·중·고교 학부모 대표들과의 간담회도 진행하는 등 학교 현장을 80여차례 찾아 실상을 파악하고 어떤 개선이 이뤄졌는지 확인도 했다.
지난해에는 역시 시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공동주택 입주자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구별로 열어 단지별 현안을 듣고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등 소통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오랜 시간 용인의 발전을 저해했던 난제들도 해결하면서 용인의 역사와 지형을 바꿨다는 평도 듣고 있다.
먼저 45년 동안 용인의 발전을 저해했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과 공장설립 제한 및 승인지역’을 지난해 말 해제했다. 또 25년간 불합리한 이중 규제로 시민의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았던 경안천 일대 포곡·모현읍과 유방동의 수변구역 112만8천평(372만9천㎡)도 역시 해제했다.
이 같은 규제 해제로 2천만평(6천610만㎡)이 넘는 방대한 땅이 용인 발전의 중요한 터전으로 쓰일 수 있게 됐다. 이곳에 시민 거주공간, 기업 입주공간, 문화예술·생활체육 공간이 들어서도록 할 것이다. 난개발이 아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Q.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맞춰 도시 구조를 어떻게 재설정할지.
A. 올해의 시정 목표는 용인의 대형 사업들이 시민의 삶과 조화를 이루도록 시정 전 분야에 걸쳐 계속 변화를 주면서 시민 각자 삶의 질이 더 나아지는 광역시급 도시 체계를 짜임새 있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앞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중심도시 기능을 수행하고 급증하는 인구와 도시 팽창에 대비할 수 있도록 공간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뒷받침하도록 ‘2040 용인도시기본계획’과 ‘2040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용인비전 2040 미래도시 발전 전략’ 수립 및 ‘2035 용인시 공원녹지기본계획’ 재정비 등을 진행한다.
그 가운데 2035 도시기본계획에서 그렸던 ‘2도심(용인시청 중심의 행정도심과 GTX 구성역 일대의 경제도심)’ 체계를 ‘3도심 1부도심’ 체계로 변경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삼성전자 국가산단이 들어설 남사·이동읍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원삼면 일원에 도심과 부도심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남사·이동읍 도심은 원삼 클러스터 지역과 연계해 반도체 발전축의 산업 거점 기능을 수행하도록 구상하고 있다.
또 각 지역 특성에 맞춰 도시공간 구조 및 토지 이용 계획 등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구상을 ‘2040 용인도시기본계획’에 담기 위해 앞으로 전문가 자문, 관계기관 협의,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올해 승인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또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지역 1천950만평(6천450만㎡)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동·남사읍 발전 방안을 포함해 ‘용인비전 2040 미래도시 발전 전략’을 올해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에 관해 설명해달라.
A. 올해도 초대형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전진한다.
처인구에선 지난해 12월26일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산단 계획이 승인됨에 따라 본격적인 보상과 함께 이주와 지반 조성 공사 준비에 들어간다.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서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5배 규모의 첫 번째 팹(Fab) 건설이 시작된다.
기흥구에선 플랫폼시티 착공이 이뤄진다. 8년 이상 방치됐던 언남동 옛 경찰대 부지 개발 문제는 지난해 해결했기 때문에 올해 사업 진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 단계에 들어간다.
1기 신도시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수지구 일대의 여러 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하는 등의 미래를 위한 설계도 진행할 방침이다.
교통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로망·철도망을 확충하고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생활체육 공간도 더 많이 마련하는 한편 교육 인프라도 더 잘 갖추도록 할 것이다.
경강선 연장(경기 광주역~용인 이동·남사읍)과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서울 종합운동장역~수서역~성남 판교~용인 신봉·성복동~수원 광교~화성 봉담) 사업을 올해 수립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L자형 3축 도로망 계획의 핵심이자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화성 양감~용인 남사·원삼~안성 일죽)을 비롯해 국도 17호선과 45호선 확장 등 주요 반도체 산단 연결도로 개설을 위한 일도 추진한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 확충을 위해 이동·기흥저수지 일대와 수지중앙공원 등을 랜드마크형 공원으로 개발할 방침이며 신봉·은화삼·고림진덕지구 도서관 신축, 포은아트홀 확장 재개관 등도 이어질 것이다.
반도체 중심 도시 조성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시민들의 편안한 삶을 위한 생활밀착형 사업,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 속에 힘들어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세심한 정책 역시 챙기겠다.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을 위한 교육 투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농업인을 위한 투자, 시민 안전을 위한 투자, 탄소중립을 위한 투자 등도 예정돼 있다.
Q.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새해를 맞아 110만 시민 모두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건강하시기를 기원한다. 각자가 지닌 소망이 성취되길 바란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
먼저 속도전이 필요한 반도체산업의 초격차를 지킬 수 있도록 국가산단 조성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게 지원하고 산·학·연 연계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더 많은 기업과 더 많은 대학, 연구소들이 용인에서 뛸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줘야 한다.
첨단 정보기술(IT) 인재들이 용인에서 일하고 싶도록 사통팔달의 교통 인프라도 서둘러 완성해야 하고 그들이 직장 가까운 곳에서 편히 쉬며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쾌적한 정주 여건도 조성해야 한다.
150만 광역시급 대도시의 공간구조는 다양한 목표를 집대성하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모아야 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틀도 만들어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과업이 아닌 만큼 시는 110만 시민들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일을 진행할 것이다. 시민들께서도 용인의 미래 비전이 잘 실현되도록 아이디어 제공 등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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