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최장기 고공농성 1주년 “노동자, 소모품 아냐...고용승계 보장해야”

여성노동자 최장기 고공농성 1주년 “노동자, 소모품 아냐...고용승계 보장해야”

투데이신문 2025-01-07 14:01: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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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물 12층에서 개최된 ‘1박2일 옵티칼 희망텐트촌 계획발표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권영국 당대표가 손피켓을 들고 있다.<br>
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물 12층에서 개최된 ‘1박2일 옵티칼 희망텐트촌 계획발표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권영국 당대표가 손피켓을 들고 있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여성노동자로서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자인 소현숙·박정혜씨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다가오는 주말, 구미 옵티칼 고공농성장 앞으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다.

17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옵티칼 연대버스(이하 연대버스)는 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물 12층에서 ‘1박2일 옵티칼 희망텐트촌 계획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년을 맞는 두 여성 노동자와 연대하고 먹튀방지법이라 불리는 ‘니토방지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연대버스는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구미 옵티칼 고공농성장 앞에서 1박2일 옵티칼 희망텐트촌을 운영한다. ▲고용승계 ▲노조활동 보장 ▲니토방지법 제정 촉구할 예정이다. 

연대버스 기획단은 기자회견 현장에서 “오는 10일 희망을 담은 텐트는 한국옵티칼 공장을 메우고 ‘노동자는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니토덴코는 고용승계를 보장하라!’라고 소리칠 것이다. 공장 너머 전국으로 뻗어나갈 연대의 함성은 외투 자본의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토방지법은 국내 노동자 고용안정을 보장하지 않은 외국인 투자를 방지하는 법안으로, 외국인 투자 기업이 일방적인 폐업을 감행해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외국인 투자 기업에 부여하는 토지 무상임대 등 각종 세제 혜택을 회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고공에서 농성 중인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 [사진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고공에서 농성 중인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 [사진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가 이 같은 법안을 주장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다. 지난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주)의 구미공장에 화재사고가 발생한 뒤 회사는 공장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했다. 통보 전달은 일방적이었고 불과 화재 발생 한 달 만에 이뤄졌다.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17명의 노동자는 2023년 2월 정리해고됐다.

2022년 4월에는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중국 공장 폐쇄로 구미공장의 생산 증량 상황이 발생해 회사는 100명의 노동자 신규 채용과 고용안정을 약속했다. 당시 노동조합은 회사가 제시한 임금안을 전격 수용한 바 있다. 구미공장 청산 결정 이후 회사는 모든 물량을 평택공장으로 이전하고 그곳에서 30명의 노동자들을 신규 채용했다. 

지난해 1월 8일 구미공장동 출하장 건물옥상에 노동조합의 여성 노동자 2명이 고용승계와 니토방지법 제정 요구를 외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고 그렇게 이어져 온 투쟁이 벌써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구미시청은 공장동 해체계획서를 승인했고 세 차례의 일본 원정 투쟁이 있었다.

한국옵티칼하이네크(주)는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 투자 기업이다. 연대버스는 이달 니토덴코를 향한 네 번째 일본 원정투쟁을 예정하고 있다.

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물 12층에서 개최된 ‘1박2일 옵티칼 희망텐트촌 계획발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물 12층에서 개최된 ‘1박2일 옵티칼 희망텐트촌 계획발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 장창열 위원장은 “금속노조 내 먹튀 자본이 상당히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일본 자본들이 악질”이라며 “대한민국에 들어와서 온갖 특혜만 누리고 노동자들을 방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와 노동부는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2025년 대한민국의 현주소인지 정말 되묻고 싶다. 금속노조는 한 명의 조합원도 포기하지 않고 두 동지가 땅에 내려오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서 전화연결한 옵티칼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어느덧 고공도 1년이라는 시간이 다가왔다. 추운 겨울 고공에 오를 때 결심했던 마음을 되새기며 자본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고공생활을 이어 왔다”며 “힘든 시간도, 포기하고 싶은 시간도 많이 있었다. 함께 해 주시는 많은 동지가 계셨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니토덴코는 여전히 묵묵부답을 일관하며 노동자를 기만하고 있다”면서 “질긴 놈이 승리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더 질기게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니토덴코에 굴하지 않고 더 가열차게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버스 황철우 공동집행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연대버스 황철우 공동집행위원장<br>
연대버스 황철우 공동집행위원장

Q. 연대버스는 니토덴코에게 어떤 권리를 요구하고 있나.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로 평택에 있는 니토덴코 회사로 원직을 복직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Q. 외국 기업이라 소통에 난항이 있을 것 같다. 니토덴코가 연대버스를 대하는 입장과 태도는 어떤지.

우선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소통이라고 부를 만한 행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대버스는 일본 정부나 진보적인 국회의원들을 통해 니토덴코 본사에 압박을 넣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회의원이 포함된 위원단을 구성해 국회에서 목소리를 내도록 하고 있다.

Q. 1월 예정된 일본 원정투쟁에서는 어떤 활동이 예정돼 있나.

일본의 진보적인 노동, 시민 단체와 연대해 니토덴코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도 진행하고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Q. 1년이라는 고공농성이 이어졌는데, 국민들께 알리고 싶은 사실이 있으신지.

우리나라 여성 노동자 중 최장기 고공농성이 진행되고 있다. 이분들이 가진 고용 승계에 대한 절박함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일터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이 같은 문제도 자기 문제로 생각하고 희망 텐트와 고공농성 동지에게 다양한 연대를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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