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용산구 한남4재정비촉진구역(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약 2주 앞둔 지난 6일 경쟁 업체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홍보관은 사람으로 가득찼다.
수년째 지속된 공사비 상승으로 정비사업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등 조합 리스크가 커졌지만 한남4구역은 '건설업계 별들'로 불리는 삼성·현대의 경쟁 입찰이 성사되며 업계가 주목했다. 두 회사는 낮은 공사비와 각종 금융 혜택 등 조합원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삼성물산·현대건설 홍보관은 같은 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현대건설은 오후 1시, 삼성물산은 오후 4시에 각각 설명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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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낮은 공사비' 삼성 '금융 혜택'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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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조합원들 입장에서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조건을 내놓기 위해 지속해서 고민했고 홍보관에 방문한 조합원님 대부분이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을 예비 단지명으로 정했다. 현대건설이 내세운 랜드마크는 스카이라운지로 아파트 동 위에 설치된다. 설계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도면을 제작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맡았다.
아파트 단지 내에는 세대당 16.5㎡(5평) 규모의 커뮤니티 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준비한 1시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 발표도 이어졌다. 주요 사업 조건은 ▲총 공사비 1조4885억원 ▲사업비 CD(양도성 예금증서)+0.1% 금리 조달 ▲총 공사 기간 49개월(본 공사 기간 43개월) ▲아파트·상가 미분양 시 100% 대물변제 등이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사비 1조4885억원은 조합이 예상한 1조5723억원보다 868억원 낮았다. 조합원당 약 7200만원의 부담금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지속되는 공사비 상승 이슈로 착공 시점에서 공사비가 변동될 수 있다고 건설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건설 홍보관을 찾은 조합원 김모씨(58)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홍보관에 둘 다 방문할 예정"이라며 "공사 세부조건을 비교해볼 계획이고 한강 조망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삼성물산 홍보관에서 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점심시간을 피한 덕분인지 삼성물산 홍보관에 조금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삼성물산은 조합의 사업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금융조건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최고 신용등급(AA+)을 통한 자금 조달 안정 ▲분담금 상환 최대 4년 유예 ▲이주비 LTV(주택담보인정비율) 150% 대출 ▲이주비 최소 12억원 지원 ▲ 분담금 100% 납부 입주 후 2년, 4년으로 연장 등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홍보관에 방문한 조합원들이 현대건설과 조건을 비교하는 질문을 많이 했다"면서 "경쟁 입찰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조합원들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건설·삼성물산 홍보관에 방문해 상담을 완료한 조합원 전모씨(54)는 "두 곳 모두 업계 상위 건설회사여서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조합원의 입장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남4구역 조합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중 시공권을 수주하는 최종 승자는 오는 18일 조합 총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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