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양자컴퓨터가 마침내 실체를 드러낸다. 오는 7일(현지시간)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 관련 기업들이 처음 참여하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덕분에 투자 시장도 들뜬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벌써부터 다수의 투자자들은 국내·외 투자처를 가리지 않고 관련 수혜주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2025년은 세계 양자 기술의 해"…글로벌 양자 기술 선점 노력에 관련주 찾기 분주
'꿈의 컴퓨터'란 별명을 가진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이론을 사용해 고안된 컴퓨터로 흔히 '차세대 슈퍼컴퓨터'라 불린다. 양자컴퓨터는 수많은 정보를 동시에 연산하는 능력을 자랑하는데 그 속도가 기존 컴퓨터보다 약 30조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 국이 양자컴퓨터를 경제 발전과 국가 안보와 직결된 미래 핵심 기술로 주목하는 이유다.
글로벌 기술 경쟁도 이미 치열하다. 미국은 양자컴퓨터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지난해 11월 향후 5년 동안 양자컴퓨터 연구에 25억달러(원화 약 3조6767억원)를 투자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중국 역시 '제 14차 5개년 계획'에 양자 기술을 국가 전략으로 포함시켜 150억달러(원화 약 22조원) 이상의 정책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얼마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에서도 양자 컴퓨터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을 이을 차세대 기술로 양자 컴퓨터가 부각되는 가운데 오는 7일(현지시간) 열리는 'CES 2025'에서는 양자 기술 개발과 사업화 가능성을 논의하는 무대가 처음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앞서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오는 9일(현지시간) '양자 기술이 곧 사업'이라는 주제로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시 부스 역시 양자 기술의 상용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올해 CES를 계기로 양자 기술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미 주식 시장은 '양자 랠리'에 돌입한 모습이다. 대표적인 양자 관련주로 꼽히는 미국의 상장기업 리게티컴퓨팅(RGTI)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654% 가량 오르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리게티컴퓨팅은 초전도 큐비트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양자 프로세서 개발업체로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를 비롯한 여러 정부 기관에 양자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큐비트는 양자 컴퓨터에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기본 단위를 의미한다.
이 밖에 ▲디웨이브 퀀텀(QBTS) ▲아이온큐(IONQ) ▲허니웰 인터내셔널(HON)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디웨이브 퀀텀은 세계 최초로 상업용 양자 컴퓨터를 출시한 기업이다. 아이온큐는 2015년 양자 컴퓨터 제작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로 범용 양자 컴퓨팅 시스템 개발업체다. 방산기업인 허니웰 인터내셔널은 2010년 양자 컴퓨터 사업부 '퀀티넘'을 설립해 양자 컴퓨팅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는 양자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진행하거나 관련 부품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윈플러스가 대표적이다. 2003년 설립된 아이원플러스는 이미지 센서 패키징 전문기업으로 2020년부터 양자암호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힘을 쏟으면서 국내 양자 대장주로 꼽히고 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양자난수생성기 기술 개발) ▲파이버프로(양자암호통신 핵심부품 제조) ▲드림시큐리티(양자 키 관리 장치 개발) 등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기업 중에서는 SK텔레콤이 양자 관련 기술의 선도 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양자 기술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하며 양자 기술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SK텔레콤과 현재 기술개발협약을 맺은 국내 기업은 ▲우리로 ▲케이씨에스 ▲엑스게이트 등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엔이 2025년을 세계 양자 기술의 해로 지정하면서 올해 양자 기술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특히 반도체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양자 기술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상업성이 갖춰진다면 AI를 넘어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다만 양자 컴퓨터의 사업성이 상당하긴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양자 시대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 관련 기업 주가 상승세는 단순한 기대감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급등한 종목들의 투자 진입에 있어 이 부분을 반드시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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