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법정에서 유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사진은 사망자 23명이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지난해 8월2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스1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이날 오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대표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 공장 화재 사고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박 대표는 재판장으로부터 발언권을 얻어 미리 적어 온 사과문을 읽었다. 박 대표가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9월24일 구속 기소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박 대표는 "이 사건 사고로 고인이 되신 피해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아리셀 대표로 책임을 통감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아리셀은 수년간 적자로 유가족 합의금을 제 개인 돈으로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 합의를 다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은 유가족들과 원만히 합의가 이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사건 관련해 어떤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으며 앞으로 이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 재판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하며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유족들은 박 대표가 사과문을 읽자 "이것도 사과냐" 혹은 "경영책임자 아니어서 책임 못 진다며"라고 소리치며 한숨을 쉬는 등 분통을 터트렸다.
앞서 박 대표 변호인은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아리셀을 대표하거나 총괄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며 이날 박 대표도 변호인과 같은 의사임을 전했다.
당시 박 대표 변호인은 "회사를 박 본부장에게 넘겨주고 사실상 모든 경영은 박 본부장이 했다. 박 대표는 아리셀에 자금을 대준 에스코넥 대표로 일정 부분 회사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받은 것에 불과하지 사업을 총괄하지 않아 경영 책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부인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6월24일 화성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화재 사고와 관련해 유해·위험요인 점검 미이행,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 미구비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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