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극 중 조국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은 같지만, 만국공법에 따라 일본군 포로를 처형하지 않고 석방하는 안중근에게 반감을 품고 대립하는 독립군 이창섭을 연기한 그는 “연기했지만 20대 초반의 나이에 목숨을 내놓고 실제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의 마음이 감히 상상되지 않는다. ‘나는 20대 초반엔 대체 뭘 했었나’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돌이켰다.
○“내 새로운 모습, 의미 커”
이번 영화를 통해 그동안 보여줬던 ‘로맨스 남주’ 모습과는 전혀 다른 거칠고 진중한 매력을 선보인 이동욱은 “내 필모그라피에 중요한 지점이 될 작품”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수염을 붙이고 연기하는 게 처음이라 수염이 너무 가짜 같아 보이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죠. 특히 레드브라운 컬러 헤어로 연기했던 드라마 ‘구미호 외전’ 막바지 촬영과 맞물려, 두 촬영장을 번갈아 가면서 3주 동안 세 번이나 염색을 한 적도 있죠.”
특히 나라를 지킨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얼빈’은 현재 탄핵 정국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동욱은 이와 관련해 “어리석은 지도자가 아닌 국민의 힘으로 이겨 낸다”는 극 중 대사를 언급했다.
“영화 속 일들이 무려 150년 전에 벌어진 일인데, 지금도 비슷한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으면서도 변하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요즘이에요. 슬픈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국란을 이기는 DNA가 우리 국민에게는 있는 것 같아요.”
‘하얼빈’ 스틸, 사진제공|CJ ENM
팬 소통 플랫폼 버블을 통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한 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그는 “유명인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부담스럽지는 않다”고 힘줘 말했다.
“그저 추운 곳에 나가서 고생하는 팬들을 응원하고 싶었어요. 옆자리에서 함께 있을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니 ‘힘내라’라는 말이라도 하고 싶었죠. 모든 국민이 다 저와 비슷한 마음이었으리라 생각해요.”
4일에는 제주항공 참사 피해 지원을 위해 5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일부러 국가 애도 기간 마지막 날에 기부했어요. 애도 기간이 지나면 모든 게 희미해질 것 같아서 희미해지지 말자는 의미였죠. 사실 저보다 더 큰 액수를 기부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번 기부가 주목받는 게 부끄러워요. 그럼에도 제 기부가 또 다른 분들의 기부로 전해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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