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7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6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총 170만8293대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시장에서 신기록을 세우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현대차의 판매량은 91만1805대로, 처음으로 연간 9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기아도 79만6488대를 판매해 1.8%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또한 7만5003대를 판매해 8.4% 증가하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제너럴 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2년 연속 미국 시장에서 판매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과는 SUV 및 친환경차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바가 크다. 현대차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1만55대가 팔렸으며, 이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기아의 스포티지도 16만1917대가 팔려 15% 증가했다. 이 외에도 기아의 K3·K4는 13만9778대가 팔렸고, 텔루라이드는 11만5504대로 집계돼 각각 13%와 4%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기아 카니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4만9726대가 판매됐다.
친환경차의 인기 또한 판매량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지난해 4만4400대가 판매되며 31% 증가했고, 투싼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의 EV9 역시 2만2017대가 팔리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친환경차와 SUV 판매의 증가가 미국 내 점유율 확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의 현지 생산을 본격화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기준을 충족하고, 하이브리드차 생산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은 현대차그룹이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부과와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어,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와 신형 전기차 개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제조된 차량에 20% 관세가 부과될 경우, 기아의 미국 시장 공급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대응해 관세 부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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