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독일에서 공신력 있는 지표로 평가 받는 축구전문지 ‘키커’의 선수평가에서 김민재와 이재성이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각 포지션 6위로 선정됐다.
이 매체는 지난 1956년부터 선수 평가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 공신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오랜 전통이 맞물리면서 독일 선수 평가의 중요한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독일어로 순위를 의미하는 랑리스테(Rangliste)라는 단어가 이 매체 순위를 의미하는 고유명사처럼 통용될 정도다.
등급에는 세계적인 수준(Weltklasse), 국제적인 수준(Internationale Klasse), 전국적인 수준(Nationale Klasse) 세 단계가 있다. 일단 세 단계 중 하나라도 든 선수는 어느 정도 활약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선정되는 건 극히 어렵다.
각 포지션별 순위를 순차적으로 공개한 끝에, 6일(한국시간) 현재 분데스리가 모든 선수 평가가 공개됐다. 남은 건 해외에서 뛰는 독일 선수에 대한 순위와 하부리그 순위뿐이다.
이번 순위표에서 한국 선수 2명이 각 포지션에서 6위에 올랐다. 특히 김민재는 센터백 중 6위인 동시에 국제적인 수준 등급으로 평가 받았다. ‘레전드’ 차범근 이후 한국 선수가 국제적인 수준에 든 건 처음이다. 이재성은 전국적인 수준 등급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중 6위에 올랐다.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세계적인 수준은 4명이다. 공격수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과 오마르 마르무시(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 공격형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바이엘04레버쿠젠)와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가 그들이다.
국제적인 수준은 골키퍼는 굴라시 페테르(RB라이프치히) 한 명뿐이다. 중앙수비수는 요나탄 타, 피에로 인카피에(이상 레버쿠젠),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윌리 오르반(라이프치히), 아르투르 테아테(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니코 슐로터베크(보루시아도르트문트) 6명이었고 측면 수비수는 알레얀드로 그리말도(레버쿠젠) 1명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 그라니트 자차, 에세키엘 팔라시오스, 로베르트 안드리히(이상 레버쿠젠), 앙겔로 슈틸러(슈투트가르트) 5명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엔소 미요(슈트트가르트) 1명만 이름을 올렸다. 측면 공격수는 예레미 프림폼(레버쿠젠), 제이미 바이노기튼스(도르트문트), 마이클 올리세(바이에른) 3명이 들었다. 최전방은 7명이나 됐는데 팀 클라인딘스트(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 조나탄 부르카르트(마인츠05), 세루 기라시(도르트문트), 로이스 오펜다(라이프치히), 모하메드 아무라(볼프스부르크), 위고 에키티케(프랑크푸르트), 빅터 보니페이스, 파트리크 쉬크(이상 레버쿠젠)까지였다.
리그 전체에서 세계적인 수준 4명, 국제적인 수준 20명이 선정됐다. 단순하게 따지면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전체에서 최소 24위 이내에 드는 활약이었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와 비교하면 당시 세계적인 수준 5명, 국제적인 수준 19명으로 똑같이 24명이었다. 이번 시즌 평가가 지난 시즌에 비해 딱히 후하진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에 비하면 센터백과 스트라이커들의 평가가 많이 올라가고, 골키퍼와 측면 수비수들은 떨어졌다.
바이에른 팀내에서 따지면 세계적인 수준이 2명, 국제적인 수준이 4명이었다. 김민재가 전반기 선두질주에 공헌한 선수 6인방 중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바이에른에서 전국적인 수준으로 거론된 선수는 골키퍼 8위 마누엘 노이어, 측면 수비수 2위 알폰소 데이비스, 측면 수비수 5위 콘라트 라이머, 수비형 미드필더 6위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측면 공격수 10위 킹슬리 코망 등이 있다. 절묘하게도 이상 11명으로 딱 선발 라인업을 짤 수 있는 인원들이다.
이재성 개인적으로는 역대 최고 순위다. 이재성은 랑리스테에 거론된 게 4번째다. 기존에는 2021-2022 전반기 10위, 2022-2023 후반기 7위, 2023-2024 후반기 12위에 오른 바 있다. 모두 전국적인 수준이었다.
역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건 단연 차범근이다. 차범근은 실질적인 데뷔 시즌이었던 1979-1980 전반기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았고 이후 국제적인 수준 4회, 그밖의 선정 총 12회로 20차례의 랑리스테 중 17회나 선정됐다. 이후 구자철이 3회, 손흥민이 4회 랑리스테에 이름을 올렸는데 모두 최고 등급은 전국적인 수준이었다.
한편 21세기 들어 분데스리가와 유독 인연이 좋았던 일본 선수들은 이번 랑리스테에서 상당히 침체된 편이었다. 일본 선수 중 순위권에 든 건 전국적인 수준으로 윙어 중 4위에 오른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전국적인 수준으로 센터백 14위에 오른 이타쿠라 고(묀헨글라드바흐) 단 2명이었다. 한때 가가와 신지가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소속으로 세계적인 수준 및 공격형 미드필더 1위라 평가되는 등 일본 선수들이 유독 두각을 나타내던 시기가 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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