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정치적 혼란의 수습이 요원해 보이는 가운데 2025년 을사년을 맞이한 한국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내적으로는 정치적 혼란이 더욱 심화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곧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가 글로벌 경제질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며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금리, 고물가, 경기 침체의 삼중고로 고전했던 2024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 할 만하다. 한국 경제는 경제적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모색함으로써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제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스타트업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2024년 9월 기준)을 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구글)으로 이들은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벤처캐피털(VC)의 투자로 성장한 기업들이다. 이들은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톱10에 포함된다. 이처럼 스타트업은 특유의 유연함을 바탕으로 딥테크 분야의 빠른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글로벌 경제 성장의 주역이 되고 있다. 우리도 스타트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그 결과 매출과 고용의 측면에서 벤처 스타트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간의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스타트업은 팬데믹 이후 지속되고 있는 ‘혹한기’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VC의 미온적 투자, 신규 비즈니스 시장 진입 환경 저하 등으로 2023년 대비 부정적 변화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도 이런 상황은 크게 호전되지 않을 것 같다. 같은 보고서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 위기 가능성과 경제 상황 악화 전망 등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여건은 오히려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새롭게 탄생한 유니콘 현황을 보면 우리 스타트업의 어려운 상황을 잘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신규 유니콘은 2021, 2022년 각각 7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4개, 2024년에는 2개로 줄었다. 매년 신규 유니콘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스타트업 선진국들과는 대조적 상황이다.
스타트업이 현재 한국이 직면한 경제 위기 극복의 키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각국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인공지능 등 딥테크 분야에서 역량 있는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내수와 유통 중심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딥테크 중심으로 전환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보다 많은 스타트업이 딥테크 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모태펀드 확대 등의 조치를 통해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경기도는 2025년 예산으로 38조7천억원을 확정했다. 2024년 본예산 대비 2조6천억원(7.2%) 증가한 규모다. 경기도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확장 재정의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중심의 스타트업 지원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여전히 혹한기를 겪고 있는 스타트업들에는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책 기조가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확대되길 기대한다. 스타트업은 한국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문을 활짝 열어 주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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