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제주시청 일대에 내걸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추모 현수막 앞에서 시민들이 희생자 넋을 기리고 있다.
[한라일보]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반복되는 참사를 보고만 있어야 합니까" "직접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왔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4일 제주시청 일대는 다소 무거운 공기가 감돌았다.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은 시민들은 추모 현수막 앞에 모여 각자 추모 메시지를 적은 리본을 메달았고, 두 손을 모으고 두 눈을 감아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추모행동을 마친 시민들은 저마다 가방 또는 주머니에서 '내란세력 척결 사회대개혁' 등이 적힌 팻말과 야광봉을 시청 일대를 메웠다.
이날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이 연 '윤석열 즉각 체포·구속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추모 제주도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반복되는 참사에도 바뀌지 않는 국가권력에 한탄함과 동시에 전날 대통령 경호처의 격렬한 저항으로 체포영장 집행이 중단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두 딸과 함께 집회에 왔다는 김희숙(50)씨는 "탄핵안 가결로 한시름 놨는데 영장 집행이 불발된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거리로 다시 나왔다"면서 "국민을 지켜줘야 할 사람이 되려 총구를 겨눈 일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은경(21)씨는 "이번 사태가 점점 정쟁 양상으로 번지는 것 같아 짜증이 난다"며 "중요한 것은 윤석열이 체포돼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1차 탄핵소추안 상정 때부터 매번 집회에 참여했다는 오광훈(65)씨는 "당구장에서 계엄령 소식을 듣고 황당했다"면서 "실시간으로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윤석열과 그 관계자들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 거리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발언에 나선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여객기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을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한다"며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유가족들께도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임 본부장은 "세월호, 이태원, 아리셀 공장 화재 등 반복되는 참사에도 기업이윤과 효율만을 앞세우는 지금의 국가권력과 사회체제를 두고 어찌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겠냐"면서 "여객기 참사에 대한 온전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반생명, 반민주 국가권력의 윤석열을 체포·구속하고 파멸하는 것이 안전한 사회의 첫걸음이자 이것을 다짐과 결의하는 것이 광장에서 할 수 있는 진정한 애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윤석열을 경호처 등 세력 뒤에 숨어 끊임없이 내전을 선동하고 있다"며 "공수처는 지금 즉시 내란수비대 경호처장을 체포하고 압도적인 경찰력으로 윤석열을 관저에서 끌어내려야 한다. 내란수괴를 옹호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국민의힘은 지금 즉시 해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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