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o Ho Suh, ‘Rubbing/Loving Project: Seoul Home’, 2013~2022. Installation view at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Sydney, Australia. Photography by Jessica Maurer. © Do Ho Suh 2 Emily Kam Kngwarray, ‘Ntang Dreaming’, 1989. 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 Estate of Emily Kam Kngwarray / DACS 2024, All rights reserved 3 Ben Enwonwu, ‘The Dancer(Agbogho Mmuo - Maiden Spirit Mask)’, 1962. Ben Uri Gallery & Museum. © The Ben Enwonwu Foundation
테이트 모던
London
지난해 봄, 런던 테이트 모던은 일찌감치 2025년 전시 하이라이트를 발표했다. 연간 전시 계획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주목하는 전시는 현대미술가 서도호의 개인전일 것이다. 2024년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친 서도호는 5월 1일부터 열리는 서베이 전시 <The Genesis Exhibition: Do Ho Suh: Walk the House>를 앞두고 있다. 집을 실물 크기로 복제한 패브릭 설치 작업부터 초기작 및 드로잉, 영상 등을 통해 집과 소속감,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7월 10일에는 호주 선주민 아티스트 에밀리 캄 크누와레이의 유럽 첫 개인전이 개막한다. 선주민 커뮤니티 구성원인 크누와레이는 70대 후반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99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8년간 30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왕성한 창작력만큼 비평적으로도 주목받았는데, 선주민 문화와 풍습을 무수한 색점으로 표현한 방식이 강렬하다. 이 밖에 2월에는 런던 클럽 신을 개척한 퍼포머이자 디자이너 리 보워리를 기념하는 전시가, 10월에는 20세기 중반 나이지리아 예술가들을 조명하는 <나이지리아 모더니즘>이 열릴 예정이다.
1 Ayoung Kim, ‘Delivery Dancer’s Sphere’, 2022. © Ayoung Kim, Gallery Hyundai 2 Delcy Morelos, ‘Altar’, 2024, Installationsansicht. CAAC Centro, Andaluz de Arte Contemporaneo, Sevilla, Jute, Albero. © Delcy Morelos, Marian Goodman Gallery / Pepe Morón
함부르크 반호프
Berlin
베를린의 현대미술관 함부르크 반호프의 2025년도 전시를 여는 인물은 한국의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이다. AI, 가상현실, 비디오, 게임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해 독특한 허구적 세계관을 창조해온 작가는 독일 미술관 최초 개인전을 통해 지난 5년간의 작업을 선보인다. 인류와 데이터, 지구의 관계를 풀어놓음으로써 작품의 큰 주제인 이주, 인종차별, 퀴어, 지정학적 이슈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간다. 전시 기간은 2월 28일부터 7월 20일까지. 한국에서는 2월 16일까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 전시가 이어지니 놓치지 말 것. 한편 봄과 여름에 공개될 대형 설치 작업은 관람객을 압도하리라는 기대를 모은다. 판타지나 디스토피아 영화에서 볼 법한 독특한 조각 작품으로 알려진 클라라 호스네들로바는 <embrace>를 통해 방대한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자연과 인간의 상호 관계를 탐구하는 델시 모렐로스는 넓은 공간을 채우는 대규모 설치작품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1 Fritz Wotruba, ‘Large Standing Figure’, 1974. Belvedere, Vienna, Photo: Johannes Stoll / Belvedere, Vienna 2 Tamara de Lempicka, ‘Duchesse de la Salle de Rochemaure’, 1925. Private collection, Photo: Sotheby’s © Bildrecht, Vienna 2024 3 Hans Haacke, ‘Gift Horse’, 2014. Courtesy the artist and Paula Cooper Gallery, New York © Hans Haacke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Bildrecht, Vienna 2024
벨베데레
Vienna
오스트리아의 바로크 양식 궁전과 유명 걸작을 모두 만날 수 있는 벨베데레 미술관은 현대적 기획전 역시 흥미롭다. 먼저 벨베데레 하궁에서 6월 18일부터 약 4개월간 현대 여성 아티스트를 조명하는 기획전 <Radical!>을 개최한다. 1910~1950년 활동한 20개국 이상 60명 이상 예술가의 작품을 모았으며, 미술 역사나 사조에 따라 해석하기보다 이들의 예술적 실천에 주목하며 남성 중심 미술사에 반기를 든다. 케테 콜비츠, 타마라 드 렘피카, 잔 마멘 등의 작품이 포함된다. 현대미술 분관인 벨베데레 21에서는 3월 1일부터 독일 출신 현대미술가 한스 하케의 회고전, 5월 23일부터 개념미술 및 미니멀 아트의 선구자 조너선 몽크 개인전, 7월 17일부터 오스트리아 조각가 프리츠 보트루바 타계 50주년을 기념한 대형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프리츠 보르투바 전시는 다양한 조각 작품과 함께 국제적 교류와 당대 반응에 관한 자료를 소개함으로써 작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재해석의 기회를 제공한다.
1 Anicka Yi, <There Exists Another Evolution, But In This One> installation view, Leeum Museum of Art, Seoul, 2024. Courtesy the artist, Leeum Museum of Art, and Gladstone Gallery. Photo by Andrea Rossetti. 2 Kim Lim, ‘Dunhuang Series 1’, 1988. courtesy Kim Lim Estate/Turnbull Studio. Photography © Estate of Kim Lim. All Rights Reserved, DACS 2024. 3 Hu Yinping, ‘Potato oh Potato!’, 2024, Wool, cotton, 35×60cm. Courtesy the artist.
UCCA
Beijing, Beidaihe, Shanghai
UCCA는 베이징과 해안 휴양 도시 베이다이허, 그리고 상하이에 분관을 둔 중국 현대미술관이다. 베이징관의 주요 전시 중 하나는 한국계 미국인 아티스트 아니카 이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리움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전시로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는 이에는>이 12월 29일 서울에서 막을 내린 뒤 베이징에서 3월 22일 개막한다. 박테리아, 균류 등 유기체를 활용하는 그의 작품이 베이징에서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까. 베이다이허에 위치한 UCCA 듄에서도 여성 아티스트 전시가 이어진다. 뜨개질로 기발한 형상을 창조하는 후잉핑의 개인전은 4월 27일 시작한다. 그의 작품과 함께 중요한 사회적 프로젝트를 소개하는데, 이전 세대 여성들의 뜨개질 플랫폼을 운영해 평가절하되었던 여성의 시간과 기술을 재평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각과 판화로 리듬과 빛의 상호작용을 탐구한 영국-싱가포르 아티스트 킴림의 전시는 10월 26일부터다. 동양과 서양의 예술 전통을 횡으로, 과거와 현재의 시각문화를 종으로 오가며 물질성과 추상성을 탐구한 작가의 독특한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1 Britta Marakatt-Labba, ‘Mátki II(The Journey II)’, 1989/2021, Embroidery on cotton, 41.5×70cm. © Britta Marakatt-Labba/Bildupphovsrätt 2024 2 Aage Gaup, ‘Gammalt språk – nya former och flyktingar(Old language – new shapes and refugees)’, 2018. © Aage Gaup. Photo: Thomas Hämén/Statens konstråd
스웨덴 현대미술관
Stockholm
‘사미(Sámi)’라는 소수민족을 들어본 적 있는가? 스웨덴 현대미술관은 전시를 통해 북유럽 선주민 문화에 대해 탐구할 기회를 제공한다. 먼저 6월 14일부터 11월 9일까지 스웨덴 아티스트 브리타 마라카트-라바의 <Where Every Stitch Breathes>가 개최된다. 사미족 작가는 40년 이상 자수, 설치, 조각 등을 통해 사미 문화와 역사를 알렸다. 특히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사미인의 일상생활을 묘사한 24m 길이의 대형 자수 작품이 있다. 노르웨이의 사미인 조각가 오게 게우프의 전시도 12월 6일 개막한다. 그는 제2차세계대전으로 사미족과 단절되었지만, 이후 뿌리로 되돌아가 문화를 알리는 데 공헌했다.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조각을 망라한다. 11월 22일부터 피카소의 후기작 70여 점을 모은 전시도 열릴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재평가된 1963~1972년 작품을 통해 그의 선구안과 창조를 향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 Pablo Picasso, ‘Massacre in Korea’, 1951, Oil on plywood. © GrandPalaisRmn (Musée national Picasso-Paris) / Mathieu Rabeau © Succession Picasso 2024 2 Ou Yang, ‘Young Eagle Spreading Her Wings’, 1973, Ink and colour on paper. Collection of Han Mo Xuan. © Ou Yang. Image courtesy of Han Mo Xuan 3 Lee Mingwei, ‘Guernica in Sand’, 2006–present. Installation view of the exhibition Lee Mingwei: Li, Gifts and Rituals, Gropius Bau, Berlin, 2020. © Gropius Bau. Photo: Laura Fiorio
M+ 미술관
Hong Kong
2021년 개관 후 홍콩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한 M+는 2025년에도 다채로운 대형 기획전 라인업을 자랑한다. 특히 오는 3월 대규모 피카소 전시 <Picasso for Asia: A Conversation>를 앞두고 있다. 파리 피카소 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전시로, 파리의 컬렉션을 아시아에서 전시하는 건 처음이다. 피카소의 걸작 60여 점과 아시아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 80여 점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문화적 거리와 세대를 뛰어넘은 대화를 끌어낸다. 대표적으로 대만 출신 미국 시각예술가 리밍웨이는 모래로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재현하는 대형 설치 및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현대미술을 널리 알린 시그 컬렉션의 M+ 세 번째 전시 <M+ Sigg Collection: Inner Worlds>(8월 예정)와 20세기 광둥 지역의 미술 흐름을 살피는 <Canton Modern>(6월 예정)도 기대를 모은다.
1 피에르 위그, ‘카마타’, 2024, 머신 러닝으로 구동되는 로봇, 자기 주도적 촬영 영상, 실시간 인공지능 편집, 사운드, 센서, 영상 스틸. © 피에르 위그. 피노 컬렉션, 작가 및 샹탈 크루셀 갤러리, 마리안굿맨 갤러리, 하우저&워스, 타로 나수, 에스더 쉬퍼, 안나 레나 필름, 파리 제공. 2 이불, ‘나의 거대서사: 바위에 흐느끼다…’, 2005, 폴리우레탄, 포맥스, 합성 점토, 스테인리스 스틸 로드, 알루미늄 로드, 아크릴 패널, 우드 시트, 아크릴 물감, 바니시, 전선, 전구, 280×440×300cm. © Lee Bul. 모리미술관 및 작가 제공. Lee Bul: From Me, Belongs to You Only 전시 전경, 모리미술관, 도쿄, 2012. 사진: 와타나베 오사무. 3 오귀스트 로댕, ‘칼레의 시민’, 1884-95, 청동, 252×283×223cm.
리움미술관
Seoul
리움미술관은 2025년 한 해 4개의 전시 계획을 공개했다. 동시대 작가로는 프랑스의 피에르 위그와 한국 작가 이불의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올해 전시의 시작은 2월 27일 피에르 위그가 연다. 작가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으로, 지난 10년의 주요 작품 14점 및 피노 컬렉션 푼타 델라 도가나와 리움미술관이 공동 지원한 신작을 전시한다. 다양한 유기체를 작품에 활용해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살피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제시한다. 9월 4일에는 아티스트 이불의 서베이 전시가 열린다. 동시대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의 40여 년 작품 세계를 파악하기 더없이 좋은 기회다. 초기의 노래방 작업, 사이보그 연작과 ‘Mon Grand Récit’ 연작, 다양한 드로잉 등을 소개한다. 홍콩 M+ 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전시로, 2026년 3월 M+ 미술관에서 시작해 여러 미술관으로 순회할 예정이다. 이 밖에 3월부터 조각을 중심으로 한 현대미술 소장품전이 기다리고 있다.
1 강명희, ‘서광동리에 살면서’, 2018~2019, 캔버스에 유채, 288×500cm. 2 크리스찬 히다카, ‘황금기(Scène dorée)’, 2023, 리넨에 오일 템페라, 200×165cm. 사진: 작가 및 갤러리 바톤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oul
1970년대 초 프랑스 이주 후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화가 강명희의 개인전이 3월 4일부터 서소문본관에서 열린다. 폴 세잔, 윌리엄 터너 등의 서양화가와 중국 전통화가의 유산을 두루 물려받은 그는 자연과의 관계에 집중해왔다. 추상과 구상 사이, 고요한 듯 소란스러운 듯 오묘한 풍광 속에서 나만의 자연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북서울미술관은 봄, 여름 회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4월 30일에 이건희컬렉션 속 한국 근현대 작가 10인의 작품을 모아 평면 회화의 가치에 집중하는 <그림이라는 별세계 – 이건희컬렉션과 한국근현대작가>와 ‘시각성’과 ‘이미지’를 탐구하는 동시대 회화 전시 <떨어지는 눈>을 나란히 시작한다. 이어 동서양 화법을 혼합해 작업하는 일본계 영국인 작가 크리스찬 히다카의 <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가 6월 5일 개막 예정이다.
1 하종현, ‘접합’, 1974, 종이에 유채, 120×175cm. 리움미술관 소장. 작가 제공. 2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사라짐의 극장’, 2017.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 브레겐츠 설치 전경. 사진: Michael Kirby Smith. 3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오늘 우리는 행성을 리부팅한다’, 2013.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설치 전경. 사진: Jörg Baumann.
아트선재센터
Seoul
아트선재센터는 2025년 한 해를 3개 시즌으로 나눠 총 5개의 전시를 기획했다. 단색화의 거장 하종현의 초기 작업에 집중한 <하종현5975>가 2월 14일부터 4월 20일까지 개최된다. 전시 제목은 1959년부터 1975년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의미다. 기하학적 추상, 신문지 등 일상 재료를 활용한 설치 작업, 그리고 배압법을 활용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접합’ 연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장소 특정적인 조각 작품으로 알려진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의 개인전은 8월 19일부터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를 위해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아트선재센터를 답사한 작가는 미술관 건물을 몸체 삼아 공간과 호응하는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친숙한 미술관이 어떤 광경으로 변화할지 벌써 궁금해진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전시
Copyright ⓒ 더 네이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