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유력시 되자 국민의힘 친한계(친한동훈계)인사들 사이에서도 한동훈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시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역 의원인 측근들은 계엄과 탄핵 대응 과정에서 한 전 대표가 보인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우려하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죄짓고 도망친 게 아니며, 1월 중 행동을 취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동훈, 정치 복귀 임박했나?
국민의힘의 잠재적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 전 대표의 정치 복귀 시점을 놓고 측근들 사이에서도 예측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지난 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제기된 복귀설(說)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측근 의원 역시 통화에서 2월도 복귀하기에 이른 시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현역 의원인 측근들은 계엄과 탄핵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 전 대표가 보인 움직임에 대해 당내 의원들의 비판적 시각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측근들 중에선 한 전 대표의 대선 출마 자체를 만류하는 기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원외에선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을 염려하는 시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아마 1월부터는 어떤 행동을 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가) 죄짓고 도망친 게 아니잖나. 뭐 자숙해야 할 지점은 ‘내가 왜 뒤통수를 맞았을까’ 이런 부분들"이라고 했다.
이같은 김 전 최고위원의 발언은 정치권 일각에서 한 전 대표에게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책임을 지고 상당 기간 자숙하라는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정치인으로서 과감하게 잘못됐다고 외쳤다"며 "그 이후 좀 왔다 갔다 한 부분이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제가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최고위원은 "그때 어떤 일들이 있었고 가장 가까이 있는 의원들조차도 ‘지금 탄핵하면 안 됩니다’는 등 어떤 얘기들을 했는지를 다 봤기에 저는 이해가 되지만 일반 국민이 보기엔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으면 그냥 밀고 가든가 아니면 접을 거면 접든가. 그것도 아니고 왔다 갔다 하는 건 뭐야’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전 최고위원은 "본인이 잘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이 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국가가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의 1월 중 활동 재개 가능성을 재차 확인하는 질의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하며 확신을 내비쳤다.
현재 한 전 대표는 지난달 16일 대표직 사퇴 후 자택 등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 근황에 대해 “지금은 대선이나 다른 생각을 하기보다는 많이 지치고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며 “조금 시간을 두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로 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홍준표에게도 뒤져
한 전 대표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국 18살 이상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95% 신뢰 수준,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 15.3%)에서 한 전 대표는 6%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5%, 홍준표 대구시장은 8%였다.
MBC가 지난해 12월 29~30일간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3명에게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민주당 이 대표(40%)가 2위 홍 시장(8%)을 압도한 가운데, 한 전 대표(7%)는 3위에 올랐다.(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지난 1년 간 한 전 대표가 보여줬던 윤 대통령과의 갈등과 12·3 내란사태 이후의 오락가락 태도가 지지율 하락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도 ‘질서 있는 퇴진’과 ‘탄핵’ 사이에서 입장을 번복하다 결국 지난달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참사 당일 페이스북에 "한 분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소방당국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국민 모두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한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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