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막아낸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부하들에게 관련 지시를 내리면서 "법대로 하라,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오전 7시경 헌정 사상 처음으로 공수처와 공조본은 내란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공수처가 진입하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외곽 경호를 맡는 경찰 소속 101·202경비단과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은 길을 터줬지만, 최근접 경호를 맡는 경호처가 이를 막으면서 6시간 대치 끝에 체포영장 집행은 중지됐다.
경호처는 직원 등 200여명이 인간띠를 두르며 이를 저지했다. 공수처 측 체포영장 집행 인원은 경찰 특수단 120명을 포함해 150명 정도였다.
이를 저지한 핵심 인물에는 박종준 경호처장이 있다. SBS에 따르면, 박 처장은 경호처 직원들에게 "법대로 하라,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것은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며 경고했지만, 박 처장은 대통령경호법이 근거라며 이를 막으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이는 경호법과 형사법이 충돌한 건데, 두 법 중 어느 것이 우위에 있지는 않다.
경찰은 박 처장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이날 입건했다.
그러나 경호처는 "공수처와 국수본이 법적 근거도 없이 경찰 기동대를 동원해 경호구역과 군사 기밀 시설을 시설장의 허가 없이 출입문을 부수고, 심지어 근무자에 부상을 일으키며 무단으로 침입했다"면서 "대통령경호처는 불법행위를 자행한 책임자와 관련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대통령경호처는 역대 모든 정부에서 그래왔듯 앞으로도 법과 원칙에 따라 경호대상자에 대한 경호 임무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충남 공주 출신인 박 처장은 경찰대 2기 졸업생으로 제29회 행정고시에 21세의 나이로 최연소 합격한 인물이다. 이후 전투경찰순경 수경으로 만기전역한 뒤 일선 경찰로 근무하다 △노무현정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행정관 △이명박정부 제25대 경찰청 차장 △박근혜 정부 제2대 대통령경호실 차장을 지냈고, 지난해(2024년) 9월 9일 윤석열 대통령 경호처장에 임명됐다.
커머스갤러리 신교근 기자 / cmcglr@cmcg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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