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뉴스1) 이승현 기자 =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엿새째를 맞은 3일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기체 엔진이 수거되고 기체 중 유일하게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꼬리 부분 인양 작업이 이뤄졌다.
사고조사위원회와 수습 당국의 밤샘 작업에 따라 희생자들의 신체 일부가 상당수 수습되고 원인 규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엔진 인양 작업이 이뤄지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에서는 당국이 크레인에 엔진을 고정했다.
오전까지 둔덕의 흙 속에 파묻혀진 엔진은 관계자들이 수차례 삽으로 흙을 퍼내 오후에 윤곽을 드러냈다.
계속된 작업으로 오후 1시 55분쯤 크레인으로 엔진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10여분 간 작업 끝에 오후 2시 7분쯤 엔진은 콘크리트 둔덕과 흙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그 형태는 처참했다.
내부까지 온통 흙을 뒤집어썼고, 휘어지고 구부러져 성한 곳이 없었다.
한쪽에는 어떠한 충격이 가해진 듯 파손 상태가 심해 인양된 엔진은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른쪽 엔진으로 보였다.
10여명의 작업자는 트레일러에 옮겨진 엔진을 결박했고, 오후 2시 23분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공항을 떠났다.
당국은 엔진을 별도의 보관 장소로 옮겨 조류 충돌과 고장 여부 등을 정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엔진 인양 후 곧바로 크레인은 기체 꼬리 쪽으로 방향을 틀어 기체 꼬리 부분 인양 작업을 진행했다.
방화복을 입은 당국 관계자들은 크레인 줄을 살피고 동그랗게 모여 회의를 하기도 했다. 일부는 기체 쪽으로 투입돼 크레인을 기체에 연결하기 위해 줄을 잡아당겼고 오후 2시 42분부터는 크레인 줄이 기체를 감쌌다.
둔덕에 올라가 꼬리 쪽을 살피는가 하면 꼬리 후미에 있는 기중기를 움직여 인양 작업 시도를 시작하는 작업은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오후 3시가 넘은 시각 하얀색 작업복을 입은 국과수 직원 대여섯명이 투입됐다.
당국은 인양 과정서 혈흔이 발견됨에 따라 작업을 멈추고 정밀 검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 직원들은 간이 사다리를 동원해 기체 이곳저곳을 살폈다.
오후 4시쯤 관계자 2명이 탄 크레인이 기체 가까이 붙어 꼬리 날개 등을 크레인에 묶는 작업을 마쳤다.
인양 준비 2시간 만인 오후 4시 43분이 되자 호루라기 소리와 동시에 기체가 들어 올려졌다.
옆으로 누워있던 기체에서는 '쿠쿵쿵' '우지끈' 등 큰소리가 났고 작업자를 비롯한 취재진의 시선이 일제히 동체 쪽으로 쏠렸다.
기체 일부는 부서져 내렸고 금속 부품이 엉켜 쏟아지면서 위태로운 장면도 포착됐다.
방향 회전 등을 거쳐 오후 5시 7분쯤 꼬리는 원래 방향대로 수습됐다.
수습 후 살펴본 결과 갈빗대 같은 모습으로 있던 누워 있던 동체 꼬리는 곳곳이 부러지고 훼손돼 파손 정도가 심해 보였다.
꼬리 뒤쪽으로는 사각형 모양으로 절단한 흔적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오후 5시 30분, 야간 수색으로 전환되면서 곳곳에는 조명이 켜졌고, 작업자들의 헬멧에도 불이 들어왔다.
부서진 날개로 추정되는 물건이 옮겨졌고, 사고 당일 끝내 펼쳐지지 않았던 랜딩기어도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당국은 야간작업과 함께 기체가 들어 올려진 부분에 대한 희생자 신체와 유류품 등 정밀 수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나원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꼬리를 인양해 수색할 경우 99% 수색이 완료된다"며 "수색 후 발견된 DNA 확인 작업까지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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