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2025년 새해 첫날부터 다양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과자, 음료, 맥주 등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품목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오리온은 초코송이, 오징어땅콩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고, 해태제과도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을 평균 8.6% 인상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과자류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초코송이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참붕어빵은 4200원에서 4500원으로, 톡핑 아몬드초콜릿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음료 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동아오츠카는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씩 올렸는데, 오란씨파인비타민C와 나랑드사이다는 1400원에서 1500원으로, 포카리스웨트 캔(240㎖)과 데미소다(250㎖)는 1600원에서 17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수입 맥주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이브랜드코리아에서 수입·유통하는 코젤 맥주(500㎖) 3종, 필스너우르켈 캔(500㎖), 페로니 캔(500㎖)의 가격이 4500원에서 4900원으로 약 9% 인상됐다. 500㎖ 기준 수입맥주 4캔 묶음 판매 가격도 기존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올랐다.
이러한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지속을 들 수 있다. 글로벌 경제 데이터 플랫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 가격은 2024년 12월 역대 최고치인 톤당 1만2906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1월 초 기준으로 코코아 가격은 톤당 약 1만1545달러로 이는 전년 대비 170% 상승한 수준이다. 팜유 가격은 2025년 1월 1일 기준 톤당 4444달러로, 전년 대비 21.42% 상승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148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2009년 3월 금융위기(1488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외에도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이 가격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 관련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사업전략을 내수보다 수출에 맞추고 있으며, 국내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농심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수출 전용공장 착공을 예정하고 있으며,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에 2공장을 건설 중이다. 해외 공장 구축도 활발히 진행 중인데, CJ제일제당은 미국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푸드 공장을 건립하고 있고, SPC그룹은 미국 텍사스주에 공장 착공을 예정하고 있다. 오뚜기도 미국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편의점에서 간식을 고를 때마다 가격 인상을 체감하게 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값과 환율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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