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얘(국회의원)들이 문 걸어잠그고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하려 하고 있대. 문짝 부셔서라도 다 끄집어내”, “대통령님이 문 부숴서라도 끄집어내래”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된 특수전사령부 지휘관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 사항을 언급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3일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 같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국회 봉쇄 등 지시를 받은 특전사 A 지휘관은 지난달 4일 오전 1시께 B 지휘관에게 “대통령님이 문을 부숴서라도 끄집어 내오래”라며 “전기를 끊을 수 없냐”고 물었다.
이에 B 지휘관은 “후문으로 문을 부수고 들어왔는데, (안에 있는 사람이) 소화기와 소화전으로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며 “한 40명 있다”고 말했다.
A 지휘관이 윤 대통령의 명령을 전달하며 끄집어내라고 한 사람들은 국회의원, 장소는 국회 본회의장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A 지휘관이 그보다 앞선 0시30분께부터 B 지휘관에게 “담 넘어서 국회 본관으로 들어가. 본관으로 들어가서 의원들 다 끄집어내”, “유리창이라도 깨” 등의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특전사 간부의 휴대폰 메모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차단을 지시한 정황이 담겼다.
메모에는 ▲국방장관으로부터의 수시 보안폰 전화 ▲조기 투입을 계속 독촉 ▲“국회로 왜 아직 헬기가 도착 안 했느냐, 빨리 가라!” ▲사령관이 “군중 때문에 본청 진입 어렵다” ▲다급해진 사령관, “유리창이라도 깨고 들어가라!” 소리치고, 보안폰으로 지시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또 “본회의장에서 표결을 못 하도록 의원들을 빨리 끌어내라! 빨리가라!”, “표결하면 안 되는데…707은 추가 병력(2차 투입) 투입해라!” 등 구체적인 지시 내용도 담겼다.
특히 메모에는 ‘계엄 해제 발표 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특전)사령관에게 보안폰으로 전화가 옴’이라면서, “지워라, 통화 기록, 문자”라는 말이 적혀있다.
검찰은 곽 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인 지난달 1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특전사 병력으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봉쇄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곽 사령관의 행위가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고,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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