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희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선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에게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처장은 윤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며, 대통령을 보호하는 '최후의 방어선'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직원들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진입해 박 처장에게 윤 대통령의 체포 및 수색 영장을 제시했으나, 박 처장은 대통령경호법을 이유로 수색을 불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경호법 제5조에 따르면, 경호처장은 경호업무 수행에 필요한 경우 경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질서 유지, 교통 관리, 검문·검색, 출입 통제 등의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31일,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와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공문을 경호처에 발송했지만, 경호처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박 처장은 경찰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찰청 차장까지 오른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평가받는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후보로 충남 공주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에는 청와대 경호실 차장에 임명됐다. 2016년에는 다시 20대 총선에서 세종시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 후, 박 처장은 새누리당 세종특별자치시당 위원장과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를 역임한 뒤, 공직을 떠나 야인으로 지내다가 지난해 9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후임으로 대통령경호처장에 임명되며 공직에 복귀했다.
박 처장은 지난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두 차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내란사태 당시 윤 대통령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그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처장은 윤 대통령 지시로 내란사태 당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으로 부른 인물로 전해진다.
경찰은 또한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 사태를 사전에 기획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박 처장의 관계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경호실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러나 경호처는 박 처장이 계엄과 관련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호처는 "박 처장은 3일 저녁 비상계엄과 관련된 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에게 접견 연락을 했으며, 접견자리에 배석하지 않아 접견 내용을 알 수 없었다"고 밝혔고, "박 처장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2015년 경호실 차장 퇴임 이후 전혀 연락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내외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