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권씨에 대한 모든 혐의에 유죄 판결이 내려질 시, 최고 130년의 징역형도 내려질 가능성이 있을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권씨는 이날 맨해튼에 있는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치안판사 로버트 러버거 앞에서 자신의 변호사 앤드루 체슬리를 통해 이처럼 사기 등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
당초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권씨를 증권 사기, 상품 사기 등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선 자금 세탁 공모 혐의가 추가됐다.
이날 미국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인도돼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한 사실을 알리며, 그의 범죄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 최고 형량이 130년에 달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 권씨에 적용된 범죄혐의 중 상품사기 2건은 각각 최고 10년, 증권사기 2건은 각각 최고 20년, 전신 사기 2건은 각각 최고 20년, 상품사기·증권사기·전신사기 공모 2건은 각 최고 5년, 자금 세탁 공모 혐의 1건은 최고 20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권씨는 400억 달러 이상의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테라폼랩스의 가상자산 등 정교한 계획( elaborate schemes)에 대해 미 법정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몬테네그로에서의 이번 인도는 범죄자들이 어디에 숨어 있든 그들을 추적할 수 있는 미국 법무부의 국제적 파트너십의 한 예”라고 말했다.
미 검찰에 따르면, 테라의 지분 92%를 소유하고 있던 권씨는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 발행 가상화폐 테라USD(UST·이하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이고 TV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히 2021년 5월 테라 가치가 기준치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자동으로 회복됐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한 투자회사가 테라를 몰래 사들이도록 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부양한 시세조종 혐의도 받는다.
이후 권씨는 2023년 3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두바이행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위조 여권으로 여행한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권씨는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기소됐으며 그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직후 양국은 신병 인도를 놓고 공방을 시작했으나 최종적으로 몬테그로네는 지난달 31일 권씨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한 바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은 “권씨는 자신이 금융 범죄에 대한 처벌이 일반적으로 덜 엄격한( typically less severe) 한국으로 보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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