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소녀시대 출신 서현과 2PM 출신 옥택연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 촬영팀이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2일,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팀이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목격담이 올라왔습니다.
이날 건축가 민서홍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산서원 목격담을 기록한다. 사진은 드라마 소품용으로 만대루 기둥 상단에 설치된 등의 모습"이라며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을 폭로했습니다.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입니다. 건축가 민서홍의 목격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드라마 촬영이 병산서원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때 촬영 스태프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은 등을 달기 위해 사다리에 올라가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습니다. 황당한 상황을 목격한 그가 주변을 둘러봤을 때 이미 만대루 기둥에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건축가 민서홍은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태프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이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허가 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을 해야 하는 거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촬영 허가를 받은 것과 문화재 나무 기둥에 못을 박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이에 민서홍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 허가를 내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며 "나는 '드라마 스태프들이 나무 기둥에다 못을 박고 있는데 이 사실은 알고 있느냐? 문화재를 훼손해도 좋다고 허가 했느냐?'라고 따져 물었고, 그제서야 당황한 공무원은 '당장 철거 지시 하겠다'라고 대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사실을 국가유산청 신고 및 각종 방송사들에 제보를 했다고 밝힌 그는 "연세대 이 모 교수와 홍익대 윤 모 교수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도움을 구하던 중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문화재 훼손 심각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특히 근대유적지에서는 촬영을 목적으로 기둥이나 벽들을 해체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는 더욱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못 좀 박는 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건축가 민서홍은 "문화재를 촬영 장소로 허락해 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라며 "더욱이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일갈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임차한 건물에 못 하나 박으려고 해도 허락을 구해야 한다. 그런데 문화유산에 못질이라니", "요즘 어떤 세상인데 저런 식으로 촬영을 하나. 그럴 거면 직접 세트장을 만들어라", "문화재 훼손한 드라마는 방영금지로 참교육해야 된다", "저렇게 무지할 수가 있나" 등 분노를 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안동시청 문화유산과 측은 "현재 담당자가 현장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동시 문화유산과는 훼손도를 확인한 후 추가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KBS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우선 해당 사건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제작진은 지난 연말 안동병산서원에서 사전 촬영 허가를 받고, 소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람객으로부터 문화재에 어떻게 못질을 하고 소품을 달 수 있느냐는 내용의 항의를 받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과 관련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며 "또한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KBS2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서현)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옥택연)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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