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최상목, 헌재 임명 왜 협의 안 했나” 국무회의서 고성…이창용, 崔엄호 “고민 좀 하고 말해야”

[이슈] “최상목, 헌재 임명 왜 협의 안 했나” 국무회의서 고성…이창용, 崔엄호 “고민 좀 하고 말해야”

폴리뉴스 2025-01-02 18:49:11 신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2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2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국회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2명을 '선별 임명'한 후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2명 선별 임명'이라는 대통령 권한에도 없는 결정을 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국무회의에서는 임명 자체를 반대하는 국무위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결정으로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과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최 권한대행의 결정에 사직의사를 밝히며 공개적으로 반발했으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을 적극 지지, 엄호하고 나섰다. 

“왜 상의도 없이” 고성 오간 국무회의…崔 “내가 사퇴하겠다” 

최 권한대행 주재한 첫 국무회의는 헌법재판관 임명으로 난장판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최 권한대행이 국회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2명을 선명 임명한 지난해 12월31일 국무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국무위원들이 반발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나흘 전 최 권한대행의 전임자인 한 총리가 여야 합의 필요성을 들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다 탄핵된 시점에서 결정이 너무 갑작스럽다는 의견이 정치인 및 비관료 출신 국무위원과 참석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치적으로 중차대한 사안인데, 여야와 어떤 사전 협의가 있었느냐”고 물었으며 김 방송통신위원장 대행은 “이처럼 중요한 결정을 국무위원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결여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한 총리도 내리지 못한 결정을 최 대행이 내릴 수 있느냐”며 “한 총리가 탄핵 심판에서 승소해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의 이유로 경제를 거론했다고 밝히며 3명 다 임명했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결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국무위원은 “최 대행이 결정을 한 이상, 정부는 경제와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 더 이상의 내부 갈등은 안된다”라고 우려했다.

이후 고성까지 나오자 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를 종결하고 회의장을 떠났으며 최 권한대행은 일부 국무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최 권한대행은 “나도 대행으로서 월권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퇴도 각오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최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더불어민주당 추천의 정계선 후보자와 국민의힘 추천 조한창 후보자를 임명했다. 또 다른 민주당 추천의 마은혁 후보자는 임명하지 않았다.

최 권한대행은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선별 임명 배경을 밝혔다.

이창용 “崔, 어려운 결정…경제 안정시킬 수 있는 토대 마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한국은행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한국은행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국무위원들을 향해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최 대행을 엄호하고 지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 인사차 기자실을 방문해 "최 권한대행의 어려운 결정으로 이제 대외에 '우리 경제 운영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돼서 간다. 한국 경제는 튼튼하다'는 메시지를 내려고 하는데, 여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최 권한대행을) 비난하면 그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지난달 31일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한 것을 두고 '사령탑 줄탄핵' 가능성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최 권한대행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고, 우리 정부가 한동안 기능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탄핵당한 상황에서 또 탄핵이 이어지면 과연 정부가 작동할 수 있느냐"며 "정치적 위험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는데, 신용등급은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올리기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최 권한대행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우리나라를 위해 최 권한대행을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초 이 총리는 원고에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썼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최 대행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직접 거론하는 등 그보다 수위를 높여서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 총재는 한덕수 국무총리 직무가 정지되기 전에도 최 권한대행과 함께 한 총리를 찾아 헌법재판관 임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가 최 권한대행을 변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소집된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이 사의를 표시하자 "경제 사령탑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극구 만류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일주일 뒤 한은을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는 "(최 권한대행이)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결정에 반대하고 뛰쳐나왔다고 들었다"고 뒷얘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 총재의 발언 덕에 계엄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국무위원들의 책임론이 고개를 들던 시점에 최 권한대행 '나름'의 노력이 세간에 알려졌다는 평이다.

崔, 대통령실‧방통위원장 대행 사직서 반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동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동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던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일단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2일 대통령실에 정상 출근해 정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전했다.

당초 정 실장은 전날까지 '사의가 수용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실에 출근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 권한대행이 전날 오전 정 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했다가 오후에 다시 세 차례 전화를 걸어와 사표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실장은 일단 사의를 거두고 대통령실에 남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수석들 역시 회의에서 '거취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정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정책·안보 분야 고위 참모진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면 국정 보좌 업무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데 대해 여전히 반발하는 기류는 여전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최 권한대행은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공무원임을 지적하며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권한이라는 게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의 사직서도 반려됐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최 권한대행이 1일 김 직무대행의 사직서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도 직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했다.

앞서 김 직무대행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 임명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었다. 김 직무대행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배석자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지원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해야 할 언행을 이제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일부 국무회의 참석자들이 항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해야 할 언행을 이제야 한다”라며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항의 목소리?”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용산 참모들도 집단 사의? 내란 외환 우두머리 지키려고 경호처도 문 안 열어 준다고?”라며 “내란 동조 세력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적 책임을 물어 엄벌에 처해야 이런 준동을 막고 대한민국을 다시는 쿠데타없는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정신 나간 집단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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