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매달려 여성 집 훔쳐본 성범죄 전력자 미체포 '논란'

베란다 매달려 여성 집 훔쳐본 성범죄 전력자 미체포 '논란'

연합뉴스 2025-01-02 18:09:50 신고

3줄요약

경찰, 임의동행으로 조사한 뒤 보호관찰관에 넘겨 귀가시켜

가해자는 같은 아파트 거주…피해자는 어린 자녀들 데리고 피신

(평택=연합뉴스) 강영훈 김솔 기자 = 여성의 집을 몰래 훔쳐보다 적발된 성범죄 전력의 전자발찌 착용자인 40대 남성을 경찰이 체포하지 않은 채 임의동행으로 조사한 뒤 귀가 조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남성은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로 인해 피해자는 어린 자녀 둘을 데리고 제3의 장소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0분께 관내 한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여성 A씨로부터 "누군가 집 안을 몰래 쳐다보고 갔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아파트 아파트

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TV 캡처. 작성 이충원(미디어랩)]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A씨는 베란다에 매달려 있는 남성을 보고 "누구야"라고 외치면서 소리 지르자 그가 달아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건 당시 집 안에는 A씨와 아이들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에어컨 실외기를 밟고 베란다 바깥쪽으로 올라간 뒤 창문을 열려고 시도한 사실을 파악하고 탐문에 들어갔다.

CCTV 및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는 등의 현장조사 끝에 경찰은 1시간 30여분 만인 이튿날 0시 20분께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40대 B씨로부터 범행을 자백받고 신원 확인 후 지구대로 임의동행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과거 성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때에는 B씨를 임의동행한 이후여서 긴급체포 등의 조치를 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경찰은 결국 B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보호관찰관에게 인계한 뒤 귀가 조처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경찰은 성범죄 전력자인 B씨의 재범을 우려,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다른 가족의 집에서 머물도록 했다.

사건 가해자는 범행을 저지르자마자 집으로 돌아왔지만, 피해자는 가해자를 피해서 나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피신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나흘 만인 이날 뒤늦게 B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출동 경찰관들은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탐문 과정에서 A씨를 발견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긴급체포하기에는 긴급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며 "더욱이 피의자는 범행을 자백하고, 임의동행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피의자는 자신의 범행에 앞서 또 다른 사람이 베란다에 올라가 A씨의 집 안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고서 내부에 무언가 있나 싶어 자신도 집 안을 쳐다봤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베란다 문 개방 시도를 한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어 추가 수사를 진행하느라 사전구속영장 신청이 늦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가 말하는 용의자 인상착의와 B씨의 인상착의가 달라 B씨의 진술대로 이보다 앞서 A씨의 집 내부를 들여다본 또 다른 사람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건 피해자가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경찰 대처를 비롯한 각종 사회적 제도가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형법이 불구속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피해자에게만 불안을 전가하는 처사는 적합하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전자발찌를 찬 보호관찰 대상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강화해 이웃 주민들의 우려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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