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2일 "MBK·영풍이 연일 집중투표제 도입을 반대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비난을 위한 비난과 이사회 장악에만 매몰돼 소수주주 보호 등 자신들이 내세웠던 '주주가치 제고'란 명분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가 이사 선임 과정에서 지배주주들의 일방적 영향력 행사를 견제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사 후보 투표 시 소수주주는 의결권을 특정 후보 1명 또는 수인에게 집중적으로 행사함으로써 일반투표제 때보다 이사 후보 투표 과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정 주주나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막거나, 반대로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다.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이사 선임 시 소수주주의 영향력은 크게 증대된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영풍 등 지배주주들은 자신만을 위한 이사회 구성이 매우 어려워진다. 소수주주를 포함한 일반 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인물을 추천하고 이사회를 구성해야만 소수주주들의 집중투표 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MBK와 영풍이 내세운 명분에 가장 부합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소수주주를 비롯해 일반주주들이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영풍 등 지배주주들의 입맛대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에 제동을 걸 수 있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도록 강제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은 또다시 자신들만의 기준과 가정에 가정을 더한 수식을 앞세워 집중투표제가 도입돼도 소수주주 추천 이사는 선임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플레이를 하며 시장과 주주를 호도하고 있다"며 "집중투표제 도입 취지에는 동의한다던 기존 입장마저 며칠 만에 뒤집은 것"이라고 말했다.
MBK·영풍이 집중투표제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선 "집중투표제가 도입되고 소수주주의 영향력이 커지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영풍 등 지배주주들은 소수주주와 적극 소통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만 한다"며 "회사 발전을 위한 건전한 경쟁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적대적M&A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소수주주 보호 정관 명문화 ▲액면분할 ▲분기배당 도입 ▲배당기준일 변경 등 이사회의 독립성 및 다양성 강화와 주주친화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와 같은 합리적 제도 도입에 반대하기보단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건전한 경쟁으로 전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MBK와 영풍도 회사의 발전이나 소수주주 보호를 도외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 증대만을 위한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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