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홍 건축가가 KBS의 문화유산 훼손을 주장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KBS, 문화유산 훼손?
민서홍 건축가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병산서원 목격담을 기록한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날 민 건축가는 지난달 30일 오후 병산서원에 처음 방문했다고 설명하며, "목적지에 다가갈수록 많은 스태프들이 분주히 오가는 걸 봤고, 입구에 다다르고 나서야 병산서원이 촬영장임을 알게 됐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문화재이기에 조금은 불쾌한 마음으로 들어섰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리고 이때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며 말문을 이었습니다. 민 건축가에 따르면 서원 내부 여기저기엔 드라마 소품이 놓여있었고, 일부 스태프들은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습니다.
이에 항의했지만 스태프들은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면 시청에 문의해라"라며 적반하장으로 성을 냈다고 합니다.
촬영을 목적으로 훼손되는 문화 유산들..
민 건축가는 "이건 아니다 싶어 안동 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 허가를 내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나는 드라마 스태프들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는데, 이 사실은 알고 있느냐? 문화재를 훼손해도 좋다고 허가했느냐?고 따져 물었고, 그제야 당황한 공무원은 당장 철거 지시 하겠다 대답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리인으로부터 시청 공무원이 관리 사무실에 연락을 취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현장을 떠나 귀갓길에 올랐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연세대 이 모 교수와 홍익대 윤 모 교수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도움을 구하던 중,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근대 유적지에서는 촬영을 목적으로 기둥이나 벽들을 해체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는 더욱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못 좀 박는 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문화재를 촬영 장소로 허락해 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다. 더욱이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라고 일갈했습니다.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시작부터 논란?
이에 KBS 측은 "해당 사항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문제가 된 작품은 KBS의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로, 서현과 옥택연이 출연 예정입니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서현 분)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옥택연 분)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물입니다.
앞서 진행된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서현이 다리를 다친 모습이 포착됐고,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 중 부상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 거기다가 못박고 소품설치하고ㅋㅋㅋ 이 드라마는 쫄딱 망해야된다", "문화유산에 못질이라..안동시가 문화재 촬영을 허락한것이지 문화재 훼손을 허락한것이 아니잖아. 이 개념없는 스탭들아~", "요즘 세상이 어떤데 저런식으로 촬영을 하나? 그럴거면 직접 세트를 만들던가.."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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