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재판관은 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헌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저는 오늘 헌재 재판관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됐다”며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서 헌재에 대한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와 헌법적 가치에 따르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두렵기까지 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헌재는 1988년 설립된 이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실질적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많은 노력으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 왔다”며 “그 결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우뚝 섰다”고 밝혔다.
조 재판관은 현재 다양한 방면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6년간 직무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회가 고도로 분화되고 발전하면서 다양한 가치관의 충돌과 갈등이 나타나 국민들의 기본권 침해 역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성별·세대 간 갈등뿐만 아니라 극심한 정치적, 이념적 대립,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기후 위기 등으로 인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침해되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재도 새로운 유형의 복잡한 사건들로 인한 심리 지연, 정치적 영역에서 해결되어야 할 다수의 문제가 사건화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 등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통한 기본권 보장이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계선 신임 헌법재판관도 이날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 재판관은 “우리는 지금 격랑 한가운데에 떠 있다”며 “연이은 초유의 사태와 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헌법과 법률에 기대어 신속하게 헤쳐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중지를 모아 헌법이 가리키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며 “부족한 제가 이 힘든 상황에서 소임을 다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서지만,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계셔서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출발하려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믿음직한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슬픈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는 위대한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조 재판관과 정 재판관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으며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임명을 보류했다.
이는 같은 해 10월 국회가 선출한 3명의 헌법재판관(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 이영진·김기영 전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2개월 만에 이뤄졌다.
당시 국민의힘은 조 후보자를,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와 마 후보자를 각각 추천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8인 체제’로 구성되며 ‘6인 체제’로 발생한 심리와 결정의 정당성 논란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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