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던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일단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2일 대통령실에 정상 출근해 정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전했다.
당초 정 실장은 전날까지 '사의가 수용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실에 출근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혔으나 이날 회의에서 수석들에게 사표가 반려된 과정을 소상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권한대행이 전날 오전 정 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밝혔다가 오후에 다시 세 차례 전화를 걸어와 사표를 반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 실장은 일단 사의를 거두고 대통령실에 남기로 했으며, 수석들 역시 회의에서 '거취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수석급 참모진들은 정 실장이 대통령실을 떠나면 최 권한대행의 사표 수리 여부와는 상관없이 동반 사퇴하겠다는 분위기였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며 분위기가 바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참모진들이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정지 상황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정책·안보 분야 고위 참모진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면 대통령실 기능이 완전히 마비될 뿐 아니라 이는 자칫 야당에 유리한 정치적 구도를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위 참모진의 일괄 사의 표명은 지난달 31일 최 권한대행이 국무회의에서 여당의 반대에도 여야 추천 몫인 2명(정계선·조한창)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데 따른 반발의 뜻을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데 대해 여전히 반발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은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공무원이고,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권한이라는 게 있다"며 "한덕수 (전임) 권한대행 탄핵에 대한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논의 없이 (임명을)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일부 참모는 사직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웅 전 국정메시지비서관은 지난달 27일 사직한 뒤 탄핵 심판을 앞둔 윤 대통령의 메시지 대응 업무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직무 정지 이후 비서관 사직 사례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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