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 목소리에…동물단체 “철새를 축출 대상 삼는 시선 우려”

‘조류 충돌’ 목소리에…동물단체 “철새를 축출 대상 삼는 시선 우려”

투데이신문 2025-01-02 10:28: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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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 째인 2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 주변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반과 소방 대원 등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 째인 2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 주변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반과 소방 대원 등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거론되는 가운데, 한 동물보호단체가 철새 등을 축출 대상으로 삼는 시선에 우려를 드러냈다.

2일 동물해방물결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내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모든 인간과 동물들에 깊은 애도를 표명했다.

동물해방물결은 “현재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파손이 사고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 참사가 특정 지역, 기종의 문제로 단순화하는 것만큼이나 철새와 같은 동물을 축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참사 앞에는 수없이 많은 경고와 징후가 있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은 623건에 달한다”며 “미국에서는 매년 1만3000여건의 조류 충돌이 보고되며 유럽에서는 항공사에서 레이더 및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해 조류 탐지 기술과 서식지 관리 전략을 시행 중이라고 하나 대체로 조류를 서식지로부터 쫓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안공항을 비롯해 새만금 국제공항, 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지에 대해서 환경영향평가와 민간 생태조사 등을 통해 조류 충돌 우려가 꾸준히 나왔으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장하는 연중 지속적 조사가 아닌 단기적 조사에 불과하거나 이마저도 건너뛰는 예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결국 조류 생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의례적이고 미봉책 식의 정책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게 단체의 주장이다.

단체는 “조류 충돌 예방 인력을 몇 명 더 늘린다고 또는 탐지기를 설치하거나 음파와 산탄총으로 새를 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위 공항들은 인근에 갯벌과 호수 등 철새 도래지가 자리 잡고 있다. 애초에 공항의 입지가 광활한 초원으로 먹이활동이 쉽고 사람이 없어 새들이 모이는 데다 최근에는 이상기후 영향으로 철새들이 텃새화가 돼 아예 상시로 공항 주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져 위험도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조류 충돌 문제를 동물에 대한 혐오나 축출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공항 건설 및 운영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우리는 단순히 조류를 문제 삼거나 내쫓거나 희생시키는 방식의 토건자본주의적 발상을 멈추고 생태적 가치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불필요한 공항 건설이나 운영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무엇보다 이번 참사의 모든 희생자를 마음 깊이 애도하며 앞으로도 동물과 인간 모두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터를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항공기 ‘블랙박스’로 불리는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를 모두 수거해 현재 분석 가능 여부를 파악 중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에 따르면 항공기 사고 규명에 결정적인 블랙박스 해독은 일부가 손상됨에 따라 최소 한 달 이상, 훼손 정도가 심할 시 6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사고 조사에는 NTSB(미국 교통안전위원회), 보잉(제작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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