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IMF? 정치가 만든 한국 경제의 붕괴 신호..아르헨티나 닮아가는 한국

제2의 IMF? 정치가 만든 한국 경제의 붕괴 신호..아르헨티나 닮아가는 한국

월간기후변화 2025-01-02 10:23:00 신고

▲ 전태수 기자    

최근 한국 경제의 상황이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와 흡사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치적 갈등과 외교적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환율, 수출, 그리고 대외 경제 상황 등 주요 지표에서 위기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4년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1,400원 중반을 넘나들고 있고 1500원대를 바라본다. 이는 1997년 말,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며 외환위기가 본격화된 시점을 연상시키는 수준이다.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외환 보유고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외환 시장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정부의 경제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며 외환 안정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 부문에서도 1998년의 악몽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수출 품목의 실적이 부진하며 한국의 무역 수지는 2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1997년 말부터 시작된 수출 부진과 유사하다. 특히, 대외적인 경제 환경의 변화가 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중국 갈등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위협하고 있다. 1998년에도 당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의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며 수출 감소를 불러왔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대외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경제권에서 긴축 정책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한국의 제조업 기반 경제는 추가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던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상황은 그때보다 더 복잡하고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 리더십 부재와 경제 정책의 방향성 결여는 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제2의 IMF 외환위기를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하며,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여 실질적이고 과감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단순히 경제적 지표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제적 신뢰도와 연계된 문제로, 원화 가치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외국인 주식 자본 유출이 지속되면서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은 심화되고, 한국 정부의 국채 발행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대책들은 근본적인 신뢰 회복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IMF 당시에는 외환 보유고 고갈이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보다 복잡한 금융 구조와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 속에서 더 큰 충격파가 예상된다.

 

수출 구조의 변화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자동차, 가전제품 등이 주력 수출 품목이었다면, 현재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기술 기반의 제품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품목들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이 급락하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배터리 산업도 미국과 유럽의 보호무역주의와 현지 생산 요구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마저 위협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와 다른 점은, 이번에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외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경제적 의존도를 조율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을 통해 자국 중심의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첨단 기술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경기 둔화와 내부적 구조 개혁에 집중하고 있어 한국과의 경제 협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특히,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이는 1998년 동남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충격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내수 시장 역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지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금리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소비 여력이 줄어든 데 기인한다. 과거 1998년에는 IMF 구제금융 이후 구조 조정과 대규모 실업 사태가 내수 위축을 가중시켰다면, 현재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금융권 부실 우려가 새로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의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는 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경제 전반에 걸쳐 도미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소상공인들도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 노란우산 공제회에서 공제금을 해지하는 소상공인의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이는 골목상권이 직면한 위기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그리고 소비 위축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증가하며, 이들의 생계 기반이 더욱 위협받고 있다. 노란우산 공제회의 자료에 따르면, 폐업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소상공인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재정비와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사례는 한국 경제가 처한 위험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아르헨티나는 한때 세계 경제 4위의 부유한 국가로 자리 잡았으나, 정치적 불안과 부패, 쿠테타 등 그리고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인해 현재는 IMF의 단골 고객이 되었다.

 

20세기 초반 아르헨티나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강력한 농업 및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에서 활약했으나, 지속적인 정치적 혼란과 정부의 무책임한 재정 운영이 경제를 붕괴로 몰아넣었다.

 

최근 수십 년간 아르헨티나는 여러 차례 디폴트를 선언하며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상실했고, 이는 투자 감소와 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한국이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정치적 안정과 책임 있는 경제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현재의 경제 상황은 1998년 IMF 외환위기와 많은 유사점을 보이지만, 동시에 그때와는 다른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그리고 구조적 경제 문제들이 결합되면서 한국 경제는 또 한 번의 중대한 시험대에 서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야를 초월한 초당적인 협력과 실질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단합된 대처가 제2의 IMF 외환위기를 막기 위한 핵심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원본 기사 보기: 내외신문

Copyright ⓒ 월간기후변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