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1st] “맞다, 우린 강등 위기다” 맨유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갈수록 비판 커지는 아모림 축구

[PL.1st] “맞다, 우린 강등 위기다” 맨유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갈수록 비판 커지는 아모림 축구

풋볼리스트 2025-01-02 10:10:51 신고

후벵 아모림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후벵 아모림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상위권 도약은커녕 하위권 추락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후벵 아모림 감독은 최근 4연패를 당했다.

맨유의 최근 4연패 중 토트넘홋스퍼에 당한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패배를 제외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연패다. 3경기 내내 무득점이었다. 가장 최근 뉴캐슬유나이티드전에서 0-2로 지면서 맨유는 14위로 추락했다. 승점 22점은 여전히 11위 토트넘과 승점 2점차에 불과해 얼마든지 중상위권 복귀를 노릴 수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타운과 순위는 4계단, 승점은 7점차에 불과하다.

아모림 감독은 뉴캐슬전 후 인터뷰에서 강등 위기가 왓냐는 질문에 “확실하다. 맨유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감독 한 명 바꿨다고 해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2013)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부진이 싹 날아갈 수는 없다. 게다가 제임스 래트클리프 현 구단주가 구단을 인수한 뒤 팀 분위기를 일신하려 노력 중인 듯 보이지만, 팀내 구조조정 등 흉흉한 소식부터 들리면서 오히려 분위기는 더 나빠지고 있다.

맨유 ‘레전드’지만 두 번째 이별 때는 얼굴을 붉히며 떠났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PL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곳이다. 모든 팀의 수준이 높고, 다들 투쟁적이고, 다들 빠르고 강하다. 축구는 달라졌다. 이제 쉬운 경기는 없다. 내가 1년 반 전에 예견한대로다. 그리고 문제는 감독이 아니다. 수족관 같은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수족관에 아픈 물고기가 있다고 치자. 그 물고기를 꺼내서 치료해 줘도 수족관으로 돌려보내면 또 아플 것이다. 맨유도 비슷하다. 문제는 감독이 아니라 그 이상이다. 만약 내가 맨유 구단주라면 싹 바꿀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유의 자화자찬과 맨유에 대한 나쁜 감정이 섞여 있는 발언으로 보이지만, 새겨들을 구석은 있다.

부임 후 11경기에서 4승 1무 6패를 기록한 아모림 감독의 전적을 보면 비교적 쉬운 경기만 승리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아모림 감독 부임 이후 총 4승을 거뒀지만 그 상대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만난 상대적 약자 2팀, 이번 시즌 PL 하위권인 에버턴, 맨유 이상으로 부진한 맨체스터시티까지였다. 그밖에 어느 정도 에너지와 투쟁심을 갖춘 PL팀을 만나면 번번이 고꾸라지고 있다.

부임 직후에는 승리와 패배를 오가도 옹호하는 여론이 컸지만, 최근에는 아모림 감독이 위기를 자초한다는 비판이 늘어나는 중이다. 특히 오락가락하는 선수 기용이 그렇다. 아모림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가 다 구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맞는 선수를 선별하면 그들 위주로 시즌을 치를 줄 알았는데, 지나친 실험과 로테이션 시스템이 이어지는 중이다. 최근 울버햄턴원더러스와 뉴캐슬 상대로 치른 두 경기도 선발이 4자리나 바뀌었다. 그 중에서 스트라이커 조슈아 지르크제이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칙 기용한 것, 중원 조합으로 노장 카세미루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배치한 것이 주된 비판 요인이었다.

맨유 선수 출신 해설가 게리 네빌은 “경기 전 라인업만 봐도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있었다. 선발 명단에 공수 균형이 깨져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 해설가 제이미 캐러거 역시 “18개월 전에 이 방송에서 에릭센과 카세미루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이 선수들은 더이상 활동량이 없다. 다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감독이 두 선수를 이 시스템 속에서 미드필더로 기용한다”고 말했다.

짐 래트클리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동 구단주. 게티이미지코리아
짐 래트클리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동 구단주. 게티이미지코리아
라스무스 호일룬(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라스무스 호일룬(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아모림 감독의 전술에 대해 ‘스카이스포츠’는 좌우 불균형을 지적했다. 조슈아 지르크제이가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온 가운데, 왼쪽 측면 공격은 잔뜩 전진하는 윙백 디오구 달로트가 맡아야 했다. 하지만 전문 윙어가 아닌 달로트는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끌어내는 게 아니라 자꾸 안으로 공을 몰고 들어오기만 하면서 경기장의 활용 폭을 스스로 좁혔다.

오른쪽 윙백 누사이르 마즈라위도 달로트보다 딱히 나을 건 없었고, 스리백 중 오른쪽 스토퍼로 나온 마테이스 더리흐트는 활동폭이 좁은 선수라 넓은 측면 공간을 커버하거나 상대 공격수에게 끌려나가는 상황과 맞지 않는다.

아모림 부임 이후 늘 그랬듯 뉴캐슬전도 결장한 선수가 꽤 많았다. 징계로 빠진 브루누 페르난데스와 마누엘 우가르테를 비롯해 여러 부상 선수가 자리를 비웠다. 수년에 걸친 영입 실패로 인한 선수단 불균형, 기존 선수들의 부진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진이 너무 심해지고 있다. 아마드 디알로의 윙백 기용처럼 감독 스스로 내놓았던 묘수를 스스로 거둔 점도 의문의 대상이다.

아모림 감독은 “빅 클럽일수록 상황이 나빠지면 반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캐슬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지르크제이는 홈 팬들의 야유에 시달렸고, 전반 33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경기 후 아모림 감독은 “선수가 고통 받고 있었고 공의 소유권을 늘려야 했기 때문에 교체했다. 힘든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부진한 선수가 많다보니 여러 이적설이 제기된다. 1월 이적시장에서 카세미루, 에릭센, 빅토르 린델뢰프 등을 처분할 거라는 전망과 스포르팅CP의 ‘아모림 애제자’ 빅토르 요케레스를 전격 영입할 거라는 설이 나온다. 하지만 긴축재정을 선언한 래트클리프 구단주가 1월에 1천억 원 넘는 거액을 퍼부어 새 공격수를 영입할지는 미지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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