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훈 교수팀, 투과전자현미경 내 미세시료 온도 측정…"소재 개발에 활용"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실시간으로 물질의 초미세구조와 온도 변화를 동시에 관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권오훈 화학과 교수팀은 투과전자현미경 안에서 미세시료 온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범용 '나노온도계'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나노온도계는 온도계 역할을 하는 나노입자가 전자빔을 맞아 방출하는 음극선 발광 스펙트럼을 분석해 온도를 측정한다. 투과전자현미경은 시료의 미세구조를 관찰하기 위한 빛으로써 전자빔을 이용하는데, 이 전자빔을 온도 측정에도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 나노온도계는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미세구조 변화 관측과 함께 활용할 수 있지만, 전자빔 세기에 따라 매번 보정한 뒤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나노온도계 소재를 바꿔 온도계 신뢰도와 범용성을 개선했다. 음극선 방출 소재로 '디스프로슘 이온'을 택한 것이다.
연구진은 디스프로슘 이온을 전자빔의 고에너지를 견딜 수 있는 이트륨 바나데이트에 도핑해 15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나노온도계 입자를 합성했다.
개발된 온도계로 주변 온도를 -170∼50도로 바꿔가며 측정했을 때, 약 4도 이내의 측정 오차를 보였다.
연구진은 또 시료에 레이저빔을 조사해 온도를 올리고, 온도 변화의 공간 분포를 추적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는 외부 자극에 의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온도와 구조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의 유효성을 입증한 성과다.
권 교수는 "나노온도계 소재를 새롭게 설계해 온도 측정 신뢰도를 높였고 범용성도 확보했다"면서 "충·방전에 따라 온도에 민감한 이차전지나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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