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터지기 열흘 전에 열렸던 무안국제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이미 새 떼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문제에 대한 경고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측도 회의 참석 대상이었지만 불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에 제기된 우려에 귀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2024년도 하반기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 개최 결과’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조류 충돌 우려를 논의하는 위원회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사무실에서 열렸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나기 10일 전이다.
한 참석자는 “조류가 종종 출몰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퇴치가 가능하냐”며 우려를 보였다.
이에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측 참석자는 “최대한 퇴치 활동을 위해 노력하지만, 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 등 원거리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조류 퇴치 처리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서 걱정된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다른 참석자는 “조류 포획 및 분산 실적이 작년 9335마리에서 올해 7991마리로 1년 새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공항은 취항사 등과 연 2차례 위원회를 여는데, 제주항공은 이날 회의는 물론 앞선 7월 회의에도 불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측은 회의 개최 결과 문건만 공문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이 무안공항에서 17년 만에 부활한 정기 국제선 노선의 취항사인데, 버드 스트라이크 대책 회의에 불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두번째 위원회 10일 뒤인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방콕발 7C2216편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사고 발단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오른쪽 엔진 고장이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무안공항 인근에서 1만8886마리(무안 저수지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 1만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무안공항에 사무실을 둔 한 비행교육 회사 관계자는 매체에 “원래 새를 쫓는 폭음탄 소리가 ‘펑펑’ 자주 들려야 하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확연히 소리 빈도가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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