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 반면 목표주가를 기존 8만3000원에서 7% 하향한 7만7000원을 제시했다.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엔비디아(NVIDIA)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 하락 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봤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 있으나 전 저점 부근에서 바닥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과 HBM 중심의 업사이클에서 소외된 것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의 주 요인임을 고려할 때, 하반기 이후 엔비디아 진입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이 같은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4조5000억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이다. 이는 시장전망치(매출액 77조9000억원, 영업이익 8조9000억원)를 각각 4%, 18% 하회하는 수치다.
채 연구원은 "모바일, PC 고객사를 중심으로 다시금 재고 조정이 시작돼 기본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HBM의 경우 엔비디아 외 고객 판매로 전분기 대비 HBM 판매 수량은 70% 이상 증가하겠지만, 전체 디램 성장률(bit growth)은 저조한 기본메모리 수요로 인해 가이던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리 역시 가동률 회복 지연과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도 IT 하드웨어 세트 수요는 전년대비 한 자릿수 초중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공급조절에 나서야 한가는 게 채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는 수량 기반의 성장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에 맞춰 공급을 제한하고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방지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캐파(Capa)가 가장 큰 삼성전자의 공급 조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급 과잉으로 인한 ASP 하락 위험은 HBM과 같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보다 기본 메모리(컨벤셔널 메모리)에 더 악영향을 주게 된다"면서 "컨벤셔널 메모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즈니스 구조를 고려할 때 올해 공급 조절을 통한 수익성 위주 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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