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급증하고 가운데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주택담보대출(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34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3조 4,000억원)보다 47%, 약 11조원 늘었다.
이러한 증가세는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주담대가 515조원에서 568조 7,000억원으로 10.4% 늘어난 것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인터넷은행 주담대 시장 빠르게 증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 매력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 주담대 잔액은 작년 8월 4조 1,000억원에서 올해 8월 7조 7,000억원으로 87.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9조 3,000억원에서 24조 9,000억원으로 29% 늘었다. 토스뱅크는 주담대는 취급하지 않지만 지난해 9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이후 잔액이 올해 8월 1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전세대출 갈아타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인터넷은행만의 편의성과 낮은 금리가 선전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시중은행보다 낮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더욱 매력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6월 들어 주담대 금리를 3.98%로 조정했다. 국내 은행권 중 처음으로 3%대 금리를 제공하며 타 은행들과 차이가 벌어졌다. 특히 7월 들어 가계부채 증가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여 주담대 금리가 4.25~4.41%까지 올라간 반면 카카오뱅크는 3.95%, 케이뱅크는 3.98%를 제공하며 모두 3%대를 제공하자 금융 소비자들이 인터넷은행을 찾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기준 주담대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케이뱅크로 최저 3.7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 3.84% ▲카카오뱅크 4.11% ▲국민은행 4.22% ▲신한은행 4.33% ▲기업은행 4.63% ▲농협은행 4.79% 순이다.
금리혜택을 갖고 있는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카카오뱅크는 온라인상에서 카카오뱅크의 애플리케이션 또는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을 진행해야 한다. 인터넷은행이니만큼 오프라인 방문은 어렵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11월 기준 최저금리 연 4.11%에 최대한도 10억원이다. 시중은행과 달리 중도상환해약금이 면제된다는 장점도 있다. 아파트, 연립, 다세대 주택 등 시세 조회가 되는 부동산이라면 전국 어디든지 모두 담보물로 설정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주담대의 큰 특징은 챗봇을 통해 편리하게 대출 과정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대출을 어려워하는 금융 소비자들을 위해 대출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챗봇을 통해 안내하고 돕는다.
대출에 필요한 몇 가지 정보를 챗봇에게 전달하면 한도와 금리조회까지 3분 정도 만에 확인할 수 있다. 번거롭게 은행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없이 인증서로 간편하게 서류 제출을 대신할 수 있고, 인증서로 확인이 불가능한 서류는 원본을 고객이 직접 촬영해 이미지로 제출할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와 협약된 법무사사무소가 주택담보대출의 근저당권 설정 등기를 진행한다. 또한 주택을 구입할 경우 소유권 이전등기를 도와줄 법무사사무소도 배정해준다.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주택구입, 생활안정자금, 대출상환, 전세금 반환 등 다양한 목적에 맞는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주의사항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1일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원하는 날짜의 서류접수가 일찍 마감될 수 있으니 시간을 넉넉히 두고 신청을 진행해야 한다. 주택구입자금의 경우 잔금일 20일 이전까지, 생활안정자금은 신행을 15일 이전까지 신청해야 안정적으로 대출액을 수령할 수 있다.
대상자로는 현재 직장에서 1개월 이상 재직 중인 근로소득자 또는 소득금액증명원으로 소득 입증이 가능한 사업소득자가 해당된다.
주택구입자금은 무주택 세대만 신청 가능하다.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 신청 가능하고 무주택세대라도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경우 신청 불가하다.
생활안정자금은 세대합산 1주택 세대가 신청할 수 있다. 담보주택의 소유권 이전이 3개월 경과한 경우 신청 가능하고 다른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경우 신청 불가하다. 단,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인 경우 전액 상환하는 조건으로 신청 가능하다.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최저 연 3.78%의 금리에 최대 10억원 한도로 대출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의 상품은 국내 금융권 최초의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로, 2020년 8월부터 지금까지 4조원이 넘는 대출금액이 거래됐다는 특징이 있다. 24시간 365일 언제든 대출 신청 및 서류 제출이 가능해 편리하다.
구입대출, 대출 갈아타기(대출이동, 대환대출), 생활안정자금 대출, 반환자금 대출의 예상한도와 금리를 매일 조회해도 신용점수에 영향이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에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있어도 최대 1억원 이내 LTV/DSR 한도까지 추가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의 대출이동서비스를 통해 기존에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아파트담보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대출이동서비스 대상이 아닌 주택담보대출이라면 케이뱅크 자체 대환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금융당국 가계 대출 제한 권고로
인터넷은행도 기간·한도 제한 중
다만 최근 가계대출 증가로 금융당국이 대출 제한을 권고하자 인터넷은행들도 주담대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지난 9월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기간과 한도 등을 제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대상을 기존 무주택 또는 1주택 세대(세대 합산 기준)에서 무주택 세대로 변경한다. 단 생활안정자금은 기존과 같이 세대합산 1주택 세대도 대출받을 수 있다.
이차보증금 반환 및 기존 대출 상환목적이 아닌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는 1억 원으로 제한한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최장 대출기간은 기존 50년(만 34세 이하)에서 30년으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대출기간 15년, 20년, 25년, 30년짜리 주담대만 취급하게 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 동참하고 급격한 수요 증가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인상에 이어 정책도 조정하게 됐다”며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관한 공급은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도 마찬가지다. 케이뱅크는 주담대 취급을 강화하는 새로운 관리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주택구입자금대출 취급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한다. 기존에는 1주택 혹은 다주택자(2주택 이상)도 주택구입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의 처분을 서약하면 구입자금대출 취급을 허용한다. 차주별 상황에 따라 주택을 변경하는 것인 만큼 실수요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또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납부하는 거치기간도 없앤다. 그동안 최대 1년까지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낼 수 있었으나 이날 신규취급 대출부터는 원금과 함께 상환해야 한다. 아울러 생활안정자금 한도도 기존 10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투기수요 증가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실수요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제공 웰스매니지먼트(www.wealth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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