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과 격동의 한 해...2024년 뒤흔든 정치인 TOP 10

혼돈과 격동의 한 해...2024년 뒤흔든 정치인 TOP 10

투데이신문 2024-12-30 23:31: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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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투데이신문 편집]<br>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투데이신문 편집]

역사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선택과 갈등의 흔적이다. 2024년, 대한민국은 현대사에 기록될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6시간 만의 해제, 이어진 탄핵소추안 가결은 전례 없는 정치적 혼란을 초래했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 정치인들의 활약은 극명한 대립과 협치의 양면을 보여줬다. 또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수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귀국 등은 향후 정치 지형의 변화를 예고했다. 투데이신문은 이같이 격동의 시대를 이끈 10대 인물을 선정하며 2024년의 한국 정치를 조망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내란의 밤’ 열고 탄핵가결 된 윤석열 대통령

“저는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

(2024년 12월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은 올 한해 정치·사회·경제·문화계 이슈를 집어삼켰다. 윤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했지만, 시민과 국회의 저항으로 6시간 만에 계엄이 해제됐다. 45년만에 선포된 계엄이 ‘6시간 천하’로 끝났지만 윤 대통령은 본인의 정치적 선택에 따른 역풍을 맞게 됐다. 정치권과 국민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헌정 사상 세 번째로 국회는 지난 14일 탄핵소추안을 204표 찬성으로 가결하며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인용될 경우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란과 직권남용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하는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3차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체포 명분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월 2일 부산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 현장방문 도중 흉기 피습을 당한 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월 2일 부산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 현장방문 도중 흉기 피습을 당한 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다사다난했던 한 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증오하고 죽이는 이런 전쟁같은 정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지면 좋겠다. 나도 노력하겠다” 

(2024년 1월 10일 서울대병원에서)

이 대표는 올해 초 흉기 피습 이후 퇴원하며 협치를 강조했지만, 정치권의 대립은 여전하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속에서 대여투쟁을 거칠게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으며, 대법원 확정판결은 최대 6개월 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증교사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장동·성남FC 사건 등 남은 재판들이 그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이 대표가 사법적 난관을 넘지 못할 경우 차기 대선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윤 대통령을 ‘엑스맨’으로 비유할 정도로 이 대표와 민주당을 사법 리스크로 궁지에 몰아넣은 상황이 조기 대선 가능성을 통해 반전될 수 있음을 꼬집었다. 만약 조기 대선이 현실화된다면, 사법적 위기에 놓인 이 대표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사진출처=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사진출처=뉴시스]

여당 대표 복귀에서 퇴진까지...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가 계엄했습니까” (2024년 12월 1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주목받으며 정치에 입문한 한 전 대표는 4·10 총선 참패 후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났으나, 7·23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 대표에 복귀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의 갈등이 지속되며 ‘김건희 여사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표명하면서 여당 내부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탄핵 정국에서는 비상계엄 저지를 비롯해 국회 탄핵안 가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일관성 없는 메시지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탄핵 불가피론’을 언급했다가 이후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하며 입장을 번복한 것이 문제였다. 결국, 당내 압박 속에 대표직을 맡은 지 146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향후 대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은 있으나,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당장의 권토중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국회 출입이 통제되자 담장을 넘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국회의장실]<br>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국회 출입이 통제되자 담장을 넘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국회의장실]

‘국회 토르’된 우원식 국회의장...단숨에 잠룡으로

“오늘 우리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습니다. 국민의 대표로서 엄숙히 선서한 헌법 준수의 약속에 따른 결정입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 용기와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습니다”

(2024년 12월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 의장은 비상계엄 사태를 돌파하며 국회 수장으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선보였다. 그는 계엄 해제 결의와 윤 대통령 탄핵소추 과정을 이끌며 헌법 수호 의지를 드러냈고, 여야 갈등 속에서도 협치를 주문하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구축했다. 국회 담장을 넘는 모습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 시민들 사이에서 인증샷 명소로 떠오를 만큼 상징적인 순간이 됐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국회 토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위기 속에서 보여준 단호한 리더십과 헌법적 원칙을 바탕으로 국민들로부터 새로운 기대를 받고 있다.

징역 2년형이 확정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뉴시스]
징역 2년형이 확정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뉴시스]

수감생활 시작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이제 남은 것은 검찰 해체”

(2024년 12월 16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난 2월 19일 “3년은 너무 길다”라며 국회에 입성했던 조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탄핵소추안 표결을 이틀 앞둔 지난 12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형과 6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받은 원심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후 그는 16일부터 수감 생활을 시작했으며, 건강 관리와 독서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전 대표는 만기 출소 시점인 2026년 12월 이후부터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특별 사면이나 복권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2028년 총선이나 대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미 ‘조기 사면’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의 정치적 재기를 논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여권은 이를 ‘법치주의 훼손’이라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그의 사면과 복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지난달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창원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br>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지난달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창원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흔든 명태균

“내가 (감옥) 들어가면 한 달 만에 이 정권이 무너지겠지”

(2024년 10월 8일 언론을 통해)

지난 11월 15일 그는 구속됐고, 정말 그의 말 대로 한 달 만에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명 씨는 경남 창원에서 여론조사와 정치 브로커 역할을 해온 인물로, 지난 2022년 대선 경선에서 당시 윤 대통령 후보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받아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매달 세비 절반을 명씨에게 전달한 의혹과 함께, 지방선거 후보들로부터 받은 거액의 정치자금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윤 대통령이 명 씨와 통화하며 특정 후보에 대한 공천 지원을 언급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이 사건은 여전히 정치권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이종찬 광복회장. [사진출처=뉴시스]
이종찬 광복회장. [사진출처=뉴시스]

‘역사 전쟁’에 尹 멘토마저 등 돌려...이종찬 광복회장

“대통령 대일정책에 실망...일진회같은 인사들 청산해야”

(2024년 8월 20일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멘토’이자 죽마고우의 아버지로 윤 대통령이 ‘아버님’이라고까지 호칭했던 이 회장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을 선언하며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회장은 뉴라이트 계열의 김형석 씨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것과 ‘1948년 건국절’ 추진을 비판하며 정부의 친일 사관을 우려했다. 특히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문회에서 “일제 시대 때 국적은 일본”이라 발언한 것에 대해서 윤 대통령이 뉴라이트 인사들을 중용한다고 지적하거나 “뉴라이트를 모른다는 건 역사 공부를 안 했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과 역사관 논란을 부각시켰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월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해 남한의 여러 지역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지도를 펼쳐놓고 참모들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월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해 남한의 여러 지역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지도를 펼쳐놓고 참모들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남북대화 단절한 김정은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

(2024년 10월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은 지난 3월에 경의선 및 동해선 도로의 가로등을 철거하고, 4월에는 경의선 도로의 가로등을 철거하는 등 육로 연결 도로의 불능화 작업을 이어왔다. 이어 5월에는 철로의 침목을 제거하고, 10월에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폭파하는 등 남북 간 물리적 연결을 철저히 끊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을 ‘철저한 적국’으로 규정하며, 주권을 침해할 경우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거침없이 물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발언과 함께 김 위원장은 서울 등 남한 주요 도시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작전 지도를 참모들과 검토하는 모습이 공개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의 군사적 밀착이 강화되고 있어 내년에도 남북 관계 경색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사진출처=뉴시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사진출처=뉴시스]

정치 재기 시동 거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탄핵 가결) 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새판 짜기의 시작”

(2024년 12월 14일 입장문)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급거 귀국하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김 전 지사는 당초 내년 2월 귀국 예정이었으나, 탄핵 정국과 맞물려 정치적 행보를 가속화했다. 그는 귀국 직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우 의장, 이 대표를 차례로 만나며 당내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김 전 지사는 탄핵 촉구 촛불집회와 대중 접촉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전력이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로 대선 출마가 어려워질 경우, 김 전 지사가 야권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그의 행보는 민주당 내 친문·비명계 통합 여부와 함께, 탄핵 정국에서 야권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녹색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4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투데이신문
녹색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4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투데이신문

5선 도전 실패로 정계 은퇴 선언...심상정 전 의원

“진보정치의 소임을 내려놓는다”

(2024년 4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4·10 총선에서 5선 도전에 실패한 당시 녹색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1980년대 노동운동에 투신한 심 전 의원은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진보정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경기 고양갑에서 3선을 기록하며 지역구 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녹색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에서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하며 창당 20년 만에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 당의 위기는 심 전 의원의 은퇴 결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진보정치의 대표 주자로 활동했던 심 전 의원의 퇴장은 정의당의 존재감 약화와 함께 진보정치 전반에 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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