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0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를 누볐던 러시아 대표팀 축구 선수가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가담했다가 전사했다.
마약 밀매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이른바 '형벌 군단'에 포함돼 전투까지 나섰던 셈이다.
RBC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전 러시아 국가대표 축구 선수 알렉세이 부가예프는 지난 29일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43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부친은 전날 현지 스포츠 매체 '스포츠24' 출연한 뒤 "안타깝게도 알렉세이의 사망 뉴스는 사실이다. 오늘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에이전트인 안톤 스미르노프는 "격렬한 전투로 부가예프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부가예프는 유로 2004 러시아 대표팀에 합류해 2경기에 수비수로 출전하는 등 실력 있는 축구 선수였다. 조별리그에서 0-2로 진 스페인전, 2-1로 이긴 그리스전에 연달아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2006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도 3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토르페도 모스크바, 로코모티프 모스크바. 톰 톰스크, 힘키, 크라스노다르 등 러시아 상위권 혹은 중위권 팀에서 꾸준히 뛰었다.
그러나 2009년 29살 나이에 조기 은퇴했는데 이후 별다른 행적이 알려지지 않았다가 지난해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으며 러시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러시아 법원은 대량 마약 밀매 혐의로 구금된 부가예프에게 지난 9월 징역 9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부가예프는 얼마 후 입대했다.
러시아에선 죄수들에게 사면이나 감형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참가자를 적극 모집하고 있다.
결국 몇 달도 되지 않아 전사하고 말았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인 스베틀라나 주로바는 스포츠 채널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형기를 피로 갚고 싶어 했다. 그것은 그의 선택"이라며 "조국과 러시아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스비셰프 하원 의원은 "그는 자신의 죄에 대해 속죄하고 영웅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가디언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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